12일 밤 10시 첫 방송되는 MBC 새 주말드라마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극본 조정선 / 연출 이대영 김성욱)는 4남매를 출가시키고 모처럼 자신의 인생을 즐기려 나선 노부부에게 자식들이 갑자기 유턴해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리는 '유쾌한 대가족 동거 대란 극복기'다. 20~30대 배우들인 김재원, 박은빈, 이수경, 이태환을 비롯해 김창완, 김혜옥, 이승준, 김선영, 신동미, 김용림, 나문희 등 전 세대들에게 사랑받는 배우들이 총출연한다.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는 MBC에서 오랜만에 선보이는 정통 가족드라마라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그간 MBC는 해당 시간대에 다소 극성이 강한 드라마를 주로 편성해왔다. '황금 무지개'부터 '호텔킹', '마마', '전설의 마녀', '여왕의 꽃', '내 딸, 금사월', '결혼계약', '옥중화'까지 극성이 도드라지는 드라마와 멜로, 사극 등의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왔다. '내 딸, 금사월'의 경우 34.9%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많은 논란 속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그 때문에 가족 구성원에 보다 집중하려는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가 돋보일 수밖에 없다. 좀처럼 MBC가 시도하지 않았던 정통 가족극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게다가 요즘 젊은 세대들에 자칫 반감을 줄 수도 있는 여지의 제목과 현 세태에 벗어나 있는 대가족을 전면에 내세우는 도전을 했다. 김수현 작가조차 지난 8월 종영한 드라마 '그래, 그런거야'로 시대착오적 가족관을 그려냈다는 혹평을 면치 못한 바 있다.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가족주의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반감이 팽배해져 있는 상황에서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가 공감에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이대영 PD는 젊은 세대들에 효도를 강요하거나 기성 세대의 권위를 내세우는 드라마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 이 드라마 제목을 접했을 때 호불호가 명확히 갈렸다. 주부님들이 좋아하지 않으실 걸 알아서 바꿔보려고도 했는데 임원분들이 굉장히 좋아하시더라"며 "제목처럼 효도를 말하는 드라마는 아니고 요새 주거비 대란으로 독립할 능력이 안되는 젊은이들이 부모님에 돌아오는 세태를 반영한다. 네 남매가 부모 집에서 동거를 하게 되면서 겪게되는 갈등이나 이야기, 그걸 극복해 나가는 이야기가 그려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의 기획의도를 보면 경제가 어려워지고 전월세 난에 양육문제가 계속 이어지면서 다시 부모에게 돌아오게 되는 자식들의 이야기를 그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다시 부모의 경제력에 기대게 되는지, 고단한 부모 입장에서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요즘 말로 부모에게 회귀하는 '연어족'들의 이야기인 셈. 가족극의 장점은 전 세대 시청층을 드라마로 유입시킬 수 있다는 점인데,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가 이를 얼마나 잘 성공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생활 대사와 공감 장면 등 현 시대를 얼마나 리얼하게 담아낼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