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광필은 '멘붕'이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 그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대해 "정치적인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법원에서 박 대통령의 유죄를 선고할 때까지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판결에 불복할 것이라고 했다.
이광필이 네티즌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것은 '분신 발언' 때문이다. 그는 지난 9일 일명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박근혜 전 대통령 팬카페)라 불리는 카페에 들어가 "대통령이 파면됐을 때 국회의사당 본 회의장에서 분신하겠다"라고 글을 올렸다.다음 날인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선고 후, 그의 개인 블로그와 전화는 "약속대로 자살하라"는 댓글과 문자로 넘쳐났다.
이광필은 11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10여 명의 형사들이 24시간 집 주변을 감싸고 있어서 내가 움직이면 같이 움직인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바깥에 나가는 것도 할 수 없어 안에만 있다"며 왜 약속대로 할 수 없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박사모' 소속이 아니며 태극기 집회에도 가본 적이 없는, 그저 나라를 위해 행동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또 "(분신 약속은)현재진행형"이라며 일단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려보고 촛불 집회에 섰던 국민들에게 사과 성명을 낼 것이라고도 했다. 다음은 이광필과 1문1답.
Q: 어제(10일) '경찰에 포위됐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어떤 상황이었나?
-어제 사실은 바로 가려고 했다. 그런데 경찰이 위치 추적을 했더라. 사무실 근처에서 차량까지 전부 감쌌다. 위험 물질이 있나 없나 다 뒤지고 사복경찰뿐 아니라 경찰차까지 해서 20명 이상이 왔다. 경찰이 모니터링을 했나 보다. 댓글을 본 건지 긴급히 내 소재 파악을 해서 우리 집에 쳐들어왔다. 우습더라. 그런 걸로 20명이나 쳐들어 올 줄 몰랐다. 집에 없으니 나를 위치 추적해서 왔더라. Q: '분신하겠다'는 글을 올린 이유는 뭔가?
-처음 (탄핵 인용 후)'멘붕'이 왔다. 나는 태극기 집회에 나가 본 적도 없고 '박사모' 회원도 아니다. 헌법재판소는 공무원 징계 위원회와 비슷한 건데, 정치적인 여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기각이나 인용이 아니라 각하가 될 것이라고 100% 확신했다. 그래서 (각하하는 입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극단적으로 발언했다. 그렇지만 장난으로 올린 건 아니다. 대한민국을 안정시키기 위해 각하해달라는 의미에서 쓴 거다.
Q: '분신 발언'을 철회했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글을 올릴 때 탄핵 인용 후 바로 하겠다고 했는데 못 했으니 지금 당장은 철회된 거다. 하지만 내가 나의 사망 일자를 (블로그에) 2017년으로 적었다. 그걸 지우지 않았다. 현재진행형이라는 의미다.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 (생략) 마음은 있지만 너무 말린다. 어제 30초마다 전화가 오고, 문자가 와서 이제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법 처리를 바로 시작할 테니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승복하고 내가 졌다고 촛불 민심에 공개적으로 사과하겠다. 사과 성명을 내겠다.
Q: 탄핵이 인용된 것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은 어떤가?
-정치적인 인용이고 정치적인 탄핵이라고 생각한다. 여론에 따른 결정이다. 왜냐하면 유죄 사유가 나와있지 않은 상황에서, 추측으로 내린 판결이라고 생각한다. 헌법재판소 8명의 재판관이 여론을 등에 업고 공정하게 하지 않았다. 아쉽게 생각한다. 불복하겠다.
Q: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
-가족들은 걱정한다. 장모님이 미국에서 전화를 하셨다. 전화해서 우는 사람도 많다. 촛불 집회에 갔지만 사람의 생명은 소중한 거 아니냐며 나에게 전화해서 우는 사람도 있더라. (생략) 그런데 내가 걱정을 한다고 해서 어떤 행동을 안 하고 그럴 사람은 아니다. 아주 강한 사람이다. 몸을 던지는 사람이다. 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쯤이면 청와대에 나와서 집에 갈 것 같은데 나도 (대법원 판결이) 좀 궁금하다. 현재까지는 헌재 판결이 매우 정치적이고 여론 재판이었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달라.
-지금은 그럴(분신) 상황이 아니다. 내가 고민을 하는데, 생명을 바친다는 건데 그건 생명운동가라는 내 정체성과 안 맞는다. (철회를 하는 건가?) 철회를 하면 내가 바보가 된다. 완전한 철회가 아니고 현재진행형이다. 나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다. (생략) 내가 생명운동가인데 사람들은 (나의 분신 발언을) 자살로 얘기한다. 나는 의사(義死), 의로운 죽음을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하려고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