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은 22일 오후 2시(현지시각)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영화 '그 후'의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민희와의 계속된 작업에 대해 "한국 기자회견에서 말했듯 나는 김민희를 사랑한다. 그는 나에게 그 무엇보다 더 큰 영감을 준다"라고 말했다.
김민희 역시 같은 질문에 대해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를 너무 좋아한다. 그냥 존경하고 좋아하는 감독님과 작업하는 게 너무 기쁘고, 반복적으로 해도 감독님 영화는 항상 새롭고, 작업 방식부터 모든 것이 나를 자극해서 항상 재밌다. 계속 할 수 있다면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모인 기자들은 대부분 국내 취재진이었다. 국내에서 두 사람의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 못지 않게 '불륜' 관련 이슈에 관심이 많은 만큼, 두 사람의 말과 행동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분위기였다.
홍상수 감독은 "배우가 나에게는 중요하다. 나는 배우들에게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 아마도 어떤 감독들보다 더 그럴 것이다. 영화를 찍기 전에 나는 딱 두 가지를 결정한다. 장소와 배우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한 배우와 함께 하기로 결정하면 그가 과거에 무엇을 했느냐를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그와의 만남이 나에게 어떤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면, 무엇인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낀다. 나는 배우를 배우가 아닌 사람으로 본다"고 연출론에 대해 설명했다.
주연 배우들은 홍상수 감독과의 작업 방식이 특별하다면 입을 모았다. 특히 조윤희는 "작업 방식이 독특해서 캐릭터를 분석하거나 준비할 수 없었다. 그날 그날 대사를 외워서 하는 게 제일 급했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권해효는 홍상수 감독과의 작업으로 얻는 것에 대해 "내가 조금 더 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우리 아내와 함께 살아서 나은 사람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홍 감독님을 만나 나은 사람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김민희는 조금 특별한 질문을 받았다. 칸 영화제에서 딱 한 부문에서만 수상이 가능하다면, 홍상수 감독과 자신 중 누가 상을 받았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이었다. 그는 "내가 어떤 대답을 할지 모르시겠느냐?"고 말하며 웃은 후 "수상에 대한 욕심은 전혀 없고 칸에 와서 상 받고 그런 질문을 많이 하는데, 그건 그때 심사위원들의 선택이다. 결과적으로 받게 되면 감사하지만, 받고 싶은 마음은 없다"면서도 "홍상수 감독님 이번 영화가 너무 좋아서, 좋은 결과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조금 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 후'는 첫 출근한 출판사 신입 직원 아름(김민희 분)이 사장 봉완(권해효 분)의 아내로부터 남편의 내연녀로 오해받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제70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으며 이날 오전 11시 칸 영화제 기자시사회를 통해 최초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