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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8-26 11:35
[김상구 목사 장편소설] 끝나지 않은 전쟁(실종-9)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759  

김상구 목사(전 시애틀 한인장로교회 담임/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원)

끝나지 않은 전쟁(실종 9)


조진호 검사의 돼지 몰이는 조 검사의 어머니 경란이 돼지로 몰리고 바닷가에 버려지는 것으로 끝이 났다.

9. 실종

진호 빌딩 김경란 사장이 실종 되었다. 전국에 수배령이 내려진다. 조진호 검사는 어머니가 북쪽으로 간 것이 아닐까를 의심한다.

경란이 혼수상태에서 눈을 뜬 것은 경란이 이진호 대좌를 찾아갔다가 정신을 잃은 다음 만 4일이 지난 후다. 경란은 바다가 보이는 조그만 산 아래 금방 풍랑에 날아갈 것 같은 초라한 집에서 눈을 뜬다. 그러나 이 조그만 집은 사람이 보기에 금방 날아 갈 것 같이 초라해 보여도 벌써 여러 번의 태풍을 다 이겨낸 집이다.

이 집은 김상수의 집이다. 김상수는 한탄말 구장 어른의 둘째 아들이다. 한탄말 구장 댁의 머슴 조덕배와 한 집에서 같이 소년기를 보낸 사람이다. 덕배와 같은 동갑이다.

상수는 어려서부터 남 다른 데가 있었다. 6 25 전만해도 아직도 충청북도 중원군 이류면 완오동 한탄말에는 양반 상놈의 사상이 다 없어지지 않았었다. 그래서 어느 집이든지 머슴은 종은 아니지만 머슴 스스로가 나는 종이라는 생각을 무의식중에 가지고 살았었다. 

덕배가 그랬다. 덕배가 구장 댁에 애기 머슴으로 들어갔을 때 자기와 동갑인 상수를 부를 때 늘 <작은 도련님>, 혹은 <상수 도련님> 이라고 불렀다.

상수는 덕배가 자기를 도련님이라고 부를 때마다 정색을 하였다.

“야 덕배야 제발 그 도련님 소리 집어쳐라. 나, 너하고 동갑이야. 그냥 상수야 불러. 나는 도련님이 아니구 김상수, 상수가 내 이름이야.”

상수는 덕배를 참 친구로 대해주었고 시간이 날 때마다 덕배에게 영어와 수학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덕배는 상수를 통해 영어의 알파벳을 익혔고 곱셈, 나눗셈 같은 간단한 분수도 배웠다. 상수는 세계의 영웅전을 읽고 덕배에게 여러 영웅들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덕배는 상수를 통해 나폴레옹의 불란서 혁명 이야기도 들었고 불란서 혁명을 완성하고 빠리로 개선하는 나폴레옹 이야기에는 자신이 개선장군이 된 것 같은 착각을 하기도 했다. 

그만큼 상수는 많은 책을 읽었고 박식했고 언변이 좋았다. 그러나 상수는 늘 물질에 대한 욕심이 없는 사람처럼 살았다. 상수가 고등하교에 진학 했을 때 구장 어른이 상수에게 검은 색의 반 오버코트를 사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상수는 이 오버코트를 덕배에게 주며 추울 때 입으라고 떼를 썼다. 상수는 덕배에게 오버코트를 도로 주었고 덕배는 입지를 않아 이 반 오버코트는 늘 사랑방 벽에 걸려 있었다.

상수는 충주 중학교, 충주 고등학교를 다녔다. 상수는 충주에 방을 얻어 누나와 자취를 했고 주말이면 토요일에 꼭 한탄말 집으로 왔다. 상수는 어떤 때, 어떤 때가 아니고, 아주 종종 자신의 방인 안 사랑방에서 자지를 않고 덕배와 김 첨지(덕배가 애기 머슴이었을 때 김 첨지는 구장 댁 상머슴이었다)가 자는 머슴 방, 사랑방으로 잠을 자러 오곤 하였다. 

사랑방 머슴들의 이불에서는 이상한 남자들만의 냄새가 늘 풍겼다. 상수는 이 냄새를 일부러 코를 벌름 대며 맡았다.

“난 이 냄새가 좋아. 이 사랑방 냄새가.”

상수는 여름에도 겨울에도 집에 있는 때면 밤에 혼자 한탄말 뒷산인 작은 절재에 올라가 큰 소리를 지르곤 했다. 추운 겨울철에도 집에서 따듯하게 데운 물로 세수를 안 하고 뒷골로 가서 개울 얼음을 깨고 차디찬 물로 세수를 하고 찬 물에 적신 베수건으로 등허리에 냉수마찰을 하였다.

상수는 고등하교 2학년 3학년 때 니체의 책을 읽었고, 헤겔의 책을 읽었고 쇼펜 아우어의 철학서적, 플라톤의 철학 서적과, 그리고 읽어서는 안 되는 금서인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읽기도 했다. 상수는 성균관 대학 정치학과에 입학하지만 공부에 전혀 취미를 못 느껴 군대에 자원입대했다.

 제대 한 후 구장 어른의 권고로 결혼하였고 서울에서 철 캐비넷 제조 공장을 경영하였다. 한 창 잘 되나 싶었는데 급격한 경제 발전과 이에 따른 아파트 건설, 그리고 아파트와 각 사무실에 넣는 가구의 고급화 추세로 철 캐비넷 시대가 내리막을 달렸다.

상수는 사업에 실패했다.

<내가 돈을 벌겠다고 생각한 게 잘못이지. 잘 망했어. 잘 망했지.>

상수는 다시 한탄말로 내려왔다. 아주 열심히 농사를 지었다. 다른 사람들이 다 농약을 치며 비료로 농사를 짓지만 상수는 무 농약 무 비료 농법으로 논농사, 밭농사를 지었다. 

수확이 남보다 적은 것은 당연했다. 그래도 상수는 이 농산물들을 여러 곳에 흩어져 사는 누나네 집에, 형네 집에 동생네 집에 나눠주며 살았다.

상수는 이곳저곳으로 무 농약 무 비료 농사법을 강의 하러 불려 다녔다. 상수는 시간 나는 대로 노자의 도덕경을 읽고, 외우고, 붓으로 썼다. 상수는 이 모임 저 모임에 불려 다니며 노자의 도덕경을 강의 했다.

<도를 도라고 부를 수 있으면 참된 도가 아니고, 이름을 이름 지을 수 있으면 이름이 아니다. 이름 없음이 천지의 시작이고 이름 있음이 만물의 어머니다. 그러므로 늘 하고자 하는 것이 없어 그 신묘함을 보아야 하고 늘 하고자 하는 것이 있어 그 드러난 것을 보아야 한다. 이 둘은 같은 곳에서 나왔으나 이름을 달리함으로 그것을 함께 현(玄)이라 부르니 현묘하고 현묘하여 나오는 문이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아주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곳에 머문다. 그러므로 도에 가깝다. 최고의 선에 있는 사람은 머무는 곳 땅을 최상으로 여기고 마음가짐은 고요한 연못을 최상으로 여기며 선한 사람과 더불어 하며 말에서는 믿음을 최상으로 여기고 바르게 함에 있어서는 다스리는 것을 최상으로 여기며 일에서는 능력을 최상으로 여기며 행동에서는 시의적절함을 최상으로 여긴다. 오직 다투지 않음으로 따라서 허물이 없게 된다>

상수가 가르치는 81장의 도덕경 강의는 물질만능의 귀신에 사로잡혀 있던 청중들에게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었다.

서해안, 대천 보다는 남쪽, 무창포 보다는 조금 북쪽 해안가에 있는 상수의 집은 상수의 도덕경 강의를 듣고 감동 받은 한 사람이 상수에게 그냥 살라고 내준 집이다. 이 집은 동리라야 4가구가 사는 반농반어의 어촌마을에서도 한 참 떨어진 독채 집이다

상수는 충주에서 주로 살지만 농사철에는 한탄말의 뒷골 집에서 지내며 농사를 지었다. 농사철이 끝나고 가을이 깊어 갈 때, 해변을 찾는 사람이 아주 드물 때 상수는 이 집에 와서 겨울을 났다. 그래서 상수는 이집을 겨울에 사는 집이라는 의미로 동숙(冬宿)의 집이라 불렀다.

동리 사람들 앞에 상수의 존재는 기인이었다. 옷차림도 늘 되는 대로 입고 살았고 왜 좋은 여름철 다 지나고 황량한 겨울철에 바다 가에 와서 지내는지 이해들이 안 갔다. 한동안 상수가 간첩이라는 소문이 돌아 경찰에서 수사도 해보았지만 상수의 신원은 확실했다.

상수가 서해 바다 가, 동숙의 집에 오려면 주로 충주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오게 된다. 

8월 하순, 상수는 오토바이로 동숙의 집을 찾아가다가 해변 모래사장 입구에 누워 있는 한 여인을 보게 된다. 상수가 오토바이를 세우고 누가 여기서 죽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그 여인에게로 다가갔다. 더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숨을 쉬고 있었다. 

<살아 있구나.>

이 여인이 경란이었다. 경란은 이진호 대좌를 찾아 갔다가 딸 경숙의 문제로 다투고 이진호 대좌 앞에서 혁명까지 부인하는 험한 말을 했다. 이진호 대좌는 혁명을 부인하는 경란을 신성옥과 함께 이렇게 만들어 이곳에 버리고 간 것이었다.

경란은 이진호 대좌의 처 신성옥이 가져다 준 물을 마시고 정신을 잃었다. 신성옥은 정신을 잃은 경란에게 아주 특수한 독극물이 든 혈관 주사를 놓았다. 이 주사는 사람의 기억을 관장하는 두뇌와 신경을 망가뜨려 기억력을 상실하게 하는 약물이 든 주사였다. 남파 간첩, 이진호가 남조선에 하나밖에 안 남은 이 주사를 경란에게 놓게 될 줄 몰랐다.

그러나 경란이 자신과 자신이 하는 대남공작을 다 알고 있고 자기를 죽이겠다고 협박하며 혁명을 부인하는 말까지 한 것을 더 용서할 수 없었고 그래서 경란에게 독극물 주사를 놓아 이 해변에 버린 것이다.

“위대하신 수령님을 위한 혁명 완수를 위하여.”

경란은 지금 위대하신 수령님을 위한 혁명 완수를 위하여 또 하나의 제물로 과거의 모든 기억과 정신을 잃고 외롭게 해변에 버려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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