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검사장 거짓말 들통...'120억' 주식대박 넥슨 특혜논란 재점화
넥슨의 김정주 회장이 일반인들은 없어서 못사던 '알짜' 비상장 주식을 진경준 검사장 등 지인에게 '헐값'으로 넘겨주면서 심지어 돈까지 빌려준 사실이 드러나 '특혜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2011년 일본증시에 회사를 상장하기까지 유난히 기업공개에 인색해 초기 개발자들과 심각한 갈등마저 빚었던 김정주 회장이 '보호막'이 될만한 지인들에게 돈까지 빌려주며 알짜 주식을 넘겨 '도덕성 시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넥슨은 4일 해명자료를 통해 "진 검사장을 포함해 주식 매수인들이 근시일 내에 자금 상환이 가능하다고 했고 빠른 거래를 위해 회사에서 일시적으로 자금을 대여했다"고 공식시인했다. 넥슨은 자금대여 배경에 대해 "2005년 퇴사 임원이 주식을 매각하겠다고 밝히면서 수일 내에 매매대금이 모두 입금되기를 원하는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진 검사장은 지난 3월 말 공직자 재산공개 때 넥슨 주식 매각으로 120억원 시세차익 논란이 일자 "개인돈으로 컨설팅 업체에서 일하던 대학 친구의 권유를 받아 투자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조사 결과, 진 검사장 개인의 돈이 아닌 넥슨으로부터 주식 매입 자금을 빌린 것으로 드러나 거짓 해명 사실이 밝혀졌다.
진 검사장이 당시 동료 법조인인 김상헌 네이버 대표 등과 함께 주식을 매입한 지난 2005년은 넥슨이 '카트라이더' 등 인기 게임의 흥행으로 회사의 가치가 급등하던 시절이었다. 이때문에 당시 비상장사이던 넥슨의 주식은 시장에서 쉽게 구입하기가 어려웠고 김정주 회장 역시도 직원들에게 자사주를 나눠주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넥슨을 이탈한 개발자들도 적지 않았다.
실제 진 검사장이 보유했던 주식은 2011년 일본 증시에 상장하자마자 가격이 폭등해 진 검사장이 2015년 매각할 당시 12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었다. 이에 김 회장이 진 검사장의 주식 매입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든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 회장은 진 검사장과 서울대 동기로 각별한 사이다.
결국 김 회장 지시로 진 검사장의 주식 매입에 필요한 자금대여가 이뤄졌는지 여부가 이번 논란에 핵심이 될 전망이다. 배임이나 뇌물 혐의를 적용하기에는 공소시효가 지난 만큼 위법 행위에 대한 처벌은 어려울 전망이다.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달 17일 진 검사장의 거짓해명과 관련해 법무부에 처벌을 요구했고 진 검사장이 지난 4월 이미 사표를 냈지만 법무부는 이를 수리하지 않고 법무연수원으로 발령을 낸 상태다.
다만 김 회장이 주식 매입 과정에 개입하고 자금대여까지 직접 지시했다면 게임업계와 무관한 친구에게 혜택까지 준 셈이라 도덕적 비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넥슨을 게임업계 1위 업체로 키워낸 개발자들의 박탈감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김 회장이 배임을 저질렀다고 봐도 무방한 것 아닌가"라며 "게임업계가 일반 기업과 달리 벤처 정신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있는데 이미지 실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