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사업부 1억불에 매각...자산 줄어들며 자본총계도 줄어 '자본잠식'
'자구안 미흡' 신용등급 두단계 강등...올해 1조4000억 차입금 만기도래
현대상선이 지난해 44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이로 인해 자본잠식률도 50%를 넘겨 11일 9시까지 주권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5일 현대상선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11.5% 감소한 5조7665억원을 기록하면서 253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보다 영업손실폭이 185억원이나 늘었다. 그 여파로 지난해 443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됐다.
현대상선의 자산총계는 지난해 7조2657억8203만원에서 올해 6조851억1128만원으로 급감했다. 부채는 지난해 6조5802억4800만원에서 올해 5조6075억5250만원으로 감소했지만 자산이 줄면서 재정구조는 취약해졌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현대상선의 자본총계는 4775억5862억원으로, 총 자본금 1조1824억7632만원의 40.4%에 불과하다. 자본 잠식율은 63.2%에 달한다.
한국거래소는 자본잠식률이 50%가 넘으면 주권매매를 정지시킨다. 현대상선은 장 마감 후 자본잠식률을 공개해 2월 11일 오전 9시까지 매매가 정지된다. 한국거래소는 관련 실적을 확정짓는 감사보고서 제출 이후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이날 현대상선은 영구전환사채 발행계획을 철회했다. 대신 16건의 장기운송계약과 선박 12척을 보유한 벌크전용선 사업부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소유한 에이치라인해운에 매각했다. 매각가는 1억달러다.
현대상선은 벌크전용선 매각으로 확보한 1억달러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출연한 300억원의 사재 등으로 자금줄에 '숨통'은 틔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현대상선이 3월말로 예정된 사업보고때까지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이날 현대상선의 무보증사채와 장기신용등급을 각각 'B+'에서 'B-'로 두 단계씩 내렸다.
현대상선은 올해 은행 차입금과 회사채, 선박금융 등 총 1조4000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도래한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은 자구안 실행에 최대한 성의를 보여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채권단으로부터 지원을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최대한 팔 수 있는 것은 팔고, 깎을 수 있는 것은 깎고, 조정할 수 있는 것은 조정하는 방법밖에 없다"면서 "지금 현재로선 자구안에 최대한 집중해서 이행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