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美 대선] "'샌더스 민주주의'가 탄생했다"
버니 샌더스(74) 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힐러리 클린턴(68)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하며 강력한 대선 후보로 급부상했다.
특히 샌더스의 단단한 지지기반인 젊은층의 힘은 엄청난 위력을 과시했다. 당시 아이오와 30세 미만 민주당 유권자의 84%가 샌더스를 지지했고 전국에서 몰려온 700명의 20대 젊은이가 샌더스 선거캠프의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
9일(현지 시간) 개최되는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도 샌더스를 향한 젊은층의 열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1~3일 매사추세츠대 로웰 캠퍼스가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뉴햄프셔의 18~29세 유권자 87%가 샌더스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보다 '6살 젊은' 클린턴에 대한 지지율은 13%에 그쳤다.
◇20대 공략한 센스 있는 유세
샌더스의 인기는 투표장 안에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미 캠퍼스에선 샌더스처럼 흰머리 가발을 붙이고 다니거나 샌더스 사진을 아이폰 배경 화면으로 설정하는 게 큰 유행이다. 메탈 벨트를 허리춤까지 높이 올려 입는 다소 철지난 패션 스타일도 '샌더스 스타일'로 불리며 따라하는 경우도 있다.
|
샌더스 티셔츠를 입은 젊은층[출처=옵서버]© News1 |
일각에선 그의 인기는 젊은 층을 공략하는 새로운 선거 캠페인 방식에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 달 유세 현장에는 미국 록밴드 뱀파이어위켄드가 등장했다. 타임스는 이같은 그의 캠페인 스타일에 대해 "펑크록과 같은 무한한 꿈을 꾸는 젊은 정치 유권자를 겨냥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앞두고는 미국에서 인기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냅챗 계정을 유세 활동에 적극 이용하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이용해 만든 '필더번(Feel the Bern)'은 티셔츠로 제작돼 큰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젊은층이 샌더스를 지지하는 건 새롭고 감각적인 캠페인 방식 때문만이 아니다. 클린턴이 뒤늦게 인기 팝스타 케이티 페리를 초대해 선거 유세를 펼쳤지만 젊은층이 크게 미동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치 개혁에 대한 진정성 통해
그를 지지하는 한 20대 여성은 "샌더스는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는 좀 이상한 꼰대처럼 보일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가 말하는 걸 주의깊게 들어보면 그에게 좋은 생각이 많다는 걸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
샌더스 후보와 그의 부인 제인 샌더스© AFP=뉴스1 |
뉴욕타임스는 "샌더스를 지지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거의 대부분이 똑같은 대답을 내놓는다. 샌더스가 진정성있게 보인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실세로 오랜 기간 활동하면서도 이제껏 청년의 삶을 질적으로 개선시키지 못한 클린턴과는 다른 대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샌더스에게 있다는 것이다.
공립대학 등록금 면제, 최저임금 인상 등 젊은층의 삶과 직결된 공약을 거침없이 밀어붙이고 있는 점도 지지 이유 중 하나다.
바스카 순카라 미 좌파 계간지 자코뱅의 편집자는 "샌더스가 이기든 지든 그로 인해 새로운 정치 기반이 만들어졌다"면서 이를 두고 "샌더스 민주주의자"라고 불렀다. 그는 "샌더스 민주주의자들은 앞으로 오랜 기간 민주주의 리더십에 하나의 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미 대학 캠퍼스에선 샌더스를 따라 흰머리 가발을 붙이는 게 유행이 됐다.[출처=뉴욕타임스]© News1 |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