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 1시간30분 만인 저녁 9시쯤 귀가…경찰 "구체적 증거 자료 없다"
남대문경찰서서 조사 논란…검찰·서울청으로 넘어가나
서울 중구 북창동 유흥주점 2곳의 '바지사장(명의만 빌려준 사람)'이 경찰 조사에서 경찰관과 세무서 직원에게 단속 무마의 대가로 금품을 정기적으로 상납했다고 진술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9일 조세포탈 혐의를 받고 있는 주모(46)씨를 재소환해 관공서 '상납' 혐의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인 뒤 이같이 밝혔다.
경찰은 주씨가 관공서에 상납한 부분에 대해서 "모두 사실"이라고 진술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증거 자료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상납' 부분에 대해서 수사를 확대하냐는 질문에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증거 자료가 없고, 주씨의 주장만 있는 상황이라 단정지어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주씨가 경찰관에게 상납했다면 해당 관서인 남대문서 직원일 가능성이 크기에, 수사가 이뤄진다면 검찰 또는 서울지방경찰청에서 해당 사건을 수사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상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강남에서 '룸살롱 황제'라고 불렸던 이경백(44)씨에게 금품을 받아 경찰관 18명이 처벌됐던 일이 재연될 수 있어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한편 주씨는 이날 저녁 7시30분쯤 경찰서에 지인의 회색 BMW 7시리즈 차량을 타고 와 약 1시간30분 동안 조사받고 저녁 9시쯤 귀가했다.
주씨는 경찰 출두에 앞서 뉴스1 기자와 만나 경찰관과 관공서에 상납했다는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물어보지 말라"면서도 "(경찰관과 세무서 직원에게 상납했다고) 언론에 밝힌 것은 모두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초 주씨는 지난 2013년 세금 28억여원을 내지 않아 남대문세무서로부터 고발당했다. 이듬해 수배가 내려진 주씨는 실제 주점 사장으로 알려진 봉모(47)씨로부터 해외 도피를 권유받고 필리핀으로 향했다.
오랜 도피 생활에 지쳐있던 주씨는 자수 의사를 밝혔고, 경찰은 주씨의 가족을 통해 자진출두를 설득했다.
이달 한국으로 돌아온 주씨는 지난 25일 남대문서에 출두해 조세포탈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주씨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봉씨가 정기적으로 경찰관과 세무서 직원에게 월 100만원씩, 명절에는 200만원씩 상납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지난 조사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지만, 언론 보도가 나가고 만 하루 만인 이날 주씨를 재소환해 혐의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