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NYSE). 2015.070.89./뉴스1 © 로이터=뉴스1>
뉴욕증시가 최근 이어진 중국 증시 폭락과 그리스 우려가 겹치며 급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5개월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고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1.5% 이상 하락했다.
특히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기술적인 문제로 3시간 30분 동안 주식거래가 전면 중단되는 뜻밖의 사고가 발생했다.
8일(현지시간)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34.65(1.66%) 급락한 2046.69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261.49(1.47%) 떨어진 1만7515.42로 마감했다. 나스닥 역시 87.70(1.75%) 내린 4909.7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공개된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연준 위원 대부분이 금리인상을 위해서는 경제 성장과 고용시장 개선, 물가상승에 대한 더 뚜렷한 증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을 확인됐다.
1~2회 정도 FOMC 회의를 더 진행할 때까지 금리 인상을 기다릴 수 있다는 의견이었지만 얼어붙은 투자자들의 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세인트 피터스버그의 레이먼드 제임스 수석 이코노미스느는 "중국과 관련해선 투자자들은 중국 경제의 전반적인 약세가 나타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도 최근 하락 중이므로 중국 경제 둔화가 당초 생각보다 더 큰 폭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 그리스, 새 제안·개혁 약속…협상 돌파구 찾나
그리스는 이날 유럽안정화기구(ESM)에 중기 자금지원을 공식 요청하고 개혁 실행을 약속했다.
그리스는 3년 대출금을 요청했지만 구체적인 자금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또 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 주부터 연금과 세금 개혁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열린 유럽의회에서 연설을 통해 이번 주 포괄적인 개혁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그리스의 개혁이 계속 진행될 것임을 확신시키고자 한다며 그리스의 새로운 제안은 진정한 개혁에 근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은 이날 화상회의를 열고 그리스의 ESM 자금 요청을 검토할 예정이다.
◇ ECB, 그리스 ELA 한도 유지…구제금융 타결전까지 한도 증액 없다
유럽중앙은행은 그리스 은행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ELA) 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ECB는 이날 정책위원회 전화회의를 통해 ELA 한도를 890억유로(미화 약 990억달러)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6일에 이어 두 번째 동결이다.
이와 관련 ECB의 정책위원인 크리스티앙 누아예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국제채권단과 구제금융 합의 전까지 그리스 은행에 대해 ELA 한도를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누아예 위원은 이날 유럽1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12일까지 구제금융에 합의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너무 늦을 것이고 그 결과는 참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구제금융에 관한 정치적인 타협은 없을 것"이라며 "설사 그리스 은행 시스템이 마비돼 모든 채무에 대한 불이행이 일어나더라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리스는 은행 영업중단 등 자본통제 조치를 오는 13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그리스 정부는 이날 은행 영업을 중지하고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인출한도를 60유로로 제한한 기존 자본통제 조치를 오는 13일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 NYSE, 기술적 결함에 3시간반 주식거래 중단…해킹 아니다
이날 NYSE는 기술적 결함으로 약 3시간 반 동안 주식거래가 전면 중단되는 진통을 겪었다.
NYSE는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기술적 문제로 오전 11시32분 NYSE의 모든 주식거래가 중단됐다. 거래 재계는 오후 3시10분께 이뤄졌다.
NYSE 외 나스닥 OMX 그룹과 BATS 그로벌 마킷이 운영하는 증권거래소에선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시장조정업체인 J. 스트라이처 앤드 컴퍼니의 마크 오토는 "상황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우리는 "다음 조치를 기다리고 있으며 공포(패닉)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같은 날 항공사인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소속의 모든 항공기도 컴퓨터 문제로 인해 약 2시간 동안 지상에 대기했다.
이에 대해 국토안전부는 NYSE 일시 거래 중단이나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소속 항공기들의 지상 대기엔 기술적 문제 외 외부의 악의적 활동 신호는 없다고 밝혔다.
백악관과 미국 재무부는 이번 주식 거래중단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 엔화·금값 급등, WTI 3개월 만에 최저
그리스 사태와 중국 증시 급락 여파로 달러와 유로 가치는 하락한 반면 엔화 가치는 급등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54% 하락한 96.24를 기록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3% 급락한 120.65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지난 5월22일 121.03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엔/유로 환율 역시 1.06% 떨어진 133.45엔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0.45% 오른 1.105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뉴욕 멜론 은행의 사이먼 데릭 수석 외환분석가는 "엔화는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 주로 활용되는 자금조달 화폐"라며 "지금처럼 시장이 불안할 때 엔화 가치는 항상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와 정제유 재고 증가 영향으로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68달러(1.3%) 하락한 51.5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4월10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은 전날과 거의 변화가 없는 배럴당 57.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하락한 것은 예상치 못한 미국의 재고 증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7월03일) 원유재고가 40만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110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휘발유 재고는 120만배럴 증가했고 디젤유와 난방유를 포함한 증류유 재고 역시 160만배럴 늘어났다.
국제 금값은 달러 약세와 그리스와 중국 불안감에 다소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위원들이 금리 인상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인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0.9달러(1%) 상승한 1163.50달러를 기록했다.
◇ MS 호조…유나이티드 에어라인·테슬라 부진
마이크로소프트(MS)는 0.14% 하락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MS가 추가 비용 감축을 위해 직원들에 대한 새로운 정리해고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은 컴퓨터 결함으로 항공기들이지상에 대기하는 사태가 벌어진 후 전장 대비 2.74% 하락했다.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 모터스는 전장 대비 4.82% 밀렸다. 앞서 퍼시픽 크레스트는 이 업체 주식에 대한 평가를 '비중확대'(overweight)에 '섹터가중'(sector weight)으로 하향 조정했다.
|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 2015.07.08/뉴스1 © 로이터=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