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룩균이 잘 발효되는 '설갱벼'로 빚은 약주 '백세주' © News1>
[음식 속 숨은 이야기] 백세주 '설갱벼' 임실쌀피자 '다이어트기능쌀' CJ 햇반 '주안쌀'로 제조
쌀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국민 1인당 하루에 밥 두 공기도 먹지 않는다. 쌀 재고량이 늘어나면서 쌀값도 폭락하고 있다. 쌀 20kg 가격은 현재 4만원에 불과하다.
쌀값 폭락으로 농민들의 삶이 팍팍해지자 정부가 예산을 들여 기능성 가공쌀 개발에 나섰다. 쌀로 만든 가공식품으로 소비촉진을 유도하는 동시에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차원이다. 설갱벼, 홍국균쌀, 고아미벼, 주안벼 등 이름도 생소한 다양한 쌀 품종이 개발된 이유다.
2002년 소주와 백세주를 반반 섞은 '오십세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백세주가 2007년 주원료인 쌀의 품종을 바꿨다. 백세주 제조사인 국순당이 부드럽고 잘 으깨져 누룩균이 쌀에 잘 달라붙고 번식도 왕성해 맛과 향기가 좋은 '설갱벼'로 술을 빚기 시작한 것.
설갱벼는 농촌진흥청이 1991년 개발한 '일품벼'에 돌연변이 처리를 한 후 10년간의 특성조사 끝에 2001년 개발에 성공한 발효전용 품종이다. 쌀 내부에 미세한 구멍이 많고 성긴 구조를 가져 누룩균의 번식이 용이하다. 또 설갱벼는 혈압조절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홍국균쌀' 제조에도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 때문에 전통주 뿐만 아니라 발효쌀, 식초 등 다양한 형태의 발효식품으로 활용 가능하다.
고칼로리 식품으로 알려진 피자에 다이어트기능쌀을 쓴다면 어떨까? 피자 먹기를 꺼려했던 여성들의 마음을 돌려놓기 위해 임실치즈농협은 다이어트기능쌀로 쌀피자를 만들었다.
난소화성 전분으로 체지방 감소기능이 있는 '고아미2호' 쌀로 '고아미 쌀피자'가 탄생한 것. 농촌진흥청 작물과학원에서 개발한 다이어트용 고아미2호는 비만, 당뇨병, 대장암, 변비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식이섬유 함량이 일반쌀보다 3배 이상 많다. 아주대학교 임상실험에서도 체질량지수 저하 효과 및 중성지방 저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된 기능성 벼 품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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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햇반'. © News1 |
쌀 부가가치를 높인 대표적인 식품인 햇반 역시 즉석밥용으로 특화된 품종의 쌀을 쓴다. CJ는 햇반용으로 일본 품종인 추청벼나 고시히까리를 사용해왔지만 2010년부터 '주안벼'를 이용해 햇반을 만들고 있다. 즉석밥은 밥을 해 식힌 상태에서 유통·보관한 후 전자레인지 등으로 다시 데워먹기 때문에 재가열 후 밥맛이 뛰어나야 한다. 주안벼는 식었을 때 밥맛이 좋고 모양이 잘 유지돼 상품화에 성공한 품종이다.
가공식품 특성에 딱 맞는 쌀 품종 개발은 소비확대로 이어졌다. 1인당 밥쌀용 쌀 소비량은 매년 감소하고 있지만 가공용 쌀 소비량은 매년 늘고 있다. 1인당 밥쌀용 쌀 소비량은 2008년 75.8kg에서 2013년 67.2kg으로 꾸준히 감소한 반면 1인당 가공용 쌀 소비량은 2008년 5.4kg에서 2013년 9.2kg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