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33년 만에 정신병원서 발견…국가 상대 손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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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3-18 12:49

실종 33년 만에 정신병원서 발견…국가 상대 손배소

글쓴이 : 시애틀N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경찰과 구청이 신원 확인 의무 소홀히 한 탓"

집을 나가 실종된 지 33년 만에 정신병원에서 발견된 장애인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18일 정신장애 2급 홍정인(56·여)씨를 대리해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고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홍씨는 1980년 서울에서 같이 살던 친언니에게 "일자리를 알아보겠다"는 말을 나기고 집을 나선 뒤 소식이 끊겼다.

홍씨는 2년 뒤인 1982년 6월 부산진역에서 경찰에 발견돼 구청 공무원에게 인계됐다. 공무원은 홍씨를 행려병자로 보고 정신병원에 수용했다.

홍씨는 최근 해운대구청이 신원미상 행려자를 대상으로 지문감식을 하면서 신원이 확인돼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었다.

연구소 측은 당시 홍씨가 무연고자나 장애인이 아니었지만 경찰과 구청이 신원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아 억울하게 가족과 헤어져 33년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소송은 홍씨의 언니가 연구소에 도움을 요청해 시작됐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염형국·김수영 변호사가 홍씨의 소송을 대리하고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국가가 법에 규정된 기본 의무만 다했더라도 한 개인이 정신병원에서 억울한 삶을 보내는 일은 막았을 것"이라며 "소송을 통해서나마 가족들의 억울함이 덜어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홍씨가 집으로 돌아온 후 병세가 오히려 좋아졌다"며 "병원에서도 6개월에 한번씩 퇴원 심사를 해야 하는데 요양급여 등을 목적으로 홍씨를 붙잡아둔 것이 아닌지 소송 과정에서 밝혀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