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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3-14 10:46
[신기림의 베베노믹스] '분만실 없는 산부인과'…노산이 무섭다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2,808  

'고운맘카드' 동네에서 다 쓰고 대학병원으로



계획은 했지만 막상 임신이 됐다고 하니 당황스러웠다. 5000원짜리 임신 테스트기로 희미한 두 줄을 확인했지만 확진을 받고 싶었다. 

집 앞 버스 정류장 근처 눈여겨봤던 산부인과를 찾았다. 첫 단추가 잘못 꿰지는 순간이었다. 다니기 편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다. 깔끔한 외관에 믿음이 갔다. 초음파 검사로 임신을 확인했다. 의사는 임신을 축하해줬다. 그뿐이었다. 기대했던 '산모수첩'도 받지 못했다. 분만시설이 없는 산부인과였다. 병원 한 편을 떡하니 차지한 피부관리실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3만원 상당의 초음파 비용만 내고 위험을 무릅쓰고 분만을 해주는 병원을 찾아 나섰다. 인근 여러 동네 임신부들이 즐겨 찾는다는 중형급 산부인과 전문병원이었다. 집에서 좀 멀었지만 주변에 밀집한 유아용품 가게들이 병원의 인기를 보여줘 안심이 됐다. 소아과와 산후조리원까지 갖췄으니 '원스톱 출산'이 가능할 것 같았다. 초음파 검사비를 내고 다시 임신을 확인해야 했지만 '그쯤이야' 했다.


'원스톱 출산' 꿈은 임신 26주차(6개월 중반)에 무너졌다. 배가 약간 뭉친다는 느낌에 병원을 찾았더니 태아가 쏟아지지 않게 받쳐주는 자궁경부 길이가 2cm도 안 된다고 했다. 막달이 돼야 그 정도란다. 의사는 조산 위험이 크다며 입원을 권했다. TV에서 본 이른둥이(미숙아)들이 떠올랐다. 이른둥이를 살릴 장비가 있는지 궁금했다. 초소형 벤틸레이터(인공호흡기)는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결국 대학병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정부에서 임신부에게 내주는 '고운맘카드'의 이용한도 50만원은 이미 다 소진한 뒤였다. 일반 초음파는 물론 좀 더 비싼 정밀 초음파와 입체 초음파, 기형아 검사 등을 수차례 했지만 정작 자궁 경부 길이에 대해서는 들어보지 못했다.


대학병원에서는 곧장 2주간 입원을 해야 했다. 비슷한 처지의 임신부들이 많아 병상 경쟁이 치열하다고 했다. 퇴원할 때는 분만실 비상전화번호가 쥐어줬다. 위험하니 이상한 조짐이 있으면 즉시 전화하라는 당부였다. 불안한 칩거생활이 2주째 접어들던 임신 31주6일차인 2013년 11월 10일 똘똘이(태명)가 이른 울음을 터뜨렸다. '팔삭둥이' 똘똘이는 한 달 넘게 신생아 집중치료실에 있어야 했다. 그 사이 출산비용을 뺀 병원비가 2500만원가량 나왔다. 다행히 건강보험이 적용돼 10%정도만 부담했다. 똘똘이가 큰 수술을 받지 않은 게 다행스러웠다.

돌이켜보면 생물학적 나이를 고려해 처음부터 종합병원을 찾았어야 했다. 그 편이  심리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더 나은 선택이었을 것 같다.


입체 초음파부터 고급형 기형아 검사까지 수십만원을 들여 동네 병원에서 권하는 검사는 다했지만 조산위험에 대한 경고는 듣지 못했다. 알아서 몸을 맞춰야 하는 기성복처럼 동네 산부인과 프로그램은 조산, 난산과 같은 예외를 모른 척했다. '고운맘카드'를 노리는 상술에 당한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요즘 분만실을 두지 않는 산부인과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분만실 대신 피부관리실을 들이는 식이다. 산부인과 전공자가 갈수록 줄고 있는 것도 수입은 적고 위험이 큰 분만을 꺼리기 때문이란다.


그나마 분만이 가능한 동네 산부인과도 산후조리원 시설을 갖추고 출산 풀패키지 상품을 홍보하는 데 열을 올릴 뿐 조산 또는 난산 위험이 있는 임신부나 미숙아를 위한 프로그램은 사실상 전무하다. 많게는 수십만원이나 하는 고급형 기형아 검사가 일반화한 것도 '고운맘카드'의 회당 이용한도 제한이 풀린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서울 한복판의 산부인과가 이런데 지방은 오죽할까.


지난해 4월 현재 우리나라에서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가 없는 시군구는 46곳에 달한다. 신생아 집중치료실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의료 사각지대에서 손 한번 못 쓰고 희생되는 이른둥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 2014'에 따르면 이룬둥이 출산율은 2003년 4.5%에서 2013년 6.5%로 높아졌다.  특히 생존이 심각하게 염려되는 1.5㎏ 미만의 극소저체중아는 2003년 1910명에서 2013년 2961명으로 50% 이상 늘었다. 똘똘이가 입원해 있을 때 해당 대학병원이 신생아 집중치료실을 확장했을 정도다.


아이를 낳고 싶어도 분만하는 의사가 없어서 낳기 힘들고 세상빛을 보고 싶어 일찍 나온 아기들도 살리기 만만찮은 시대다. 정부가 저출산시대에 맞서 수많은 출산 장려 대책을 내놨지만 출산에 꼭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은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산부인과들이 위험을 꺼리고 돈벌이가 되는 일에만 신경쓰다보니 '노산시대'에 맞는 서비스는 뒷전이 됐다.


우리나라 산모의 평균 연령은 지난해 32세를 넘었다. 저출산을 우려할 게 아니라 '노산시대'에 맞는 출산 지원 정책과 병원들의 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신기림기자와 이른둥이 아들. '똘똘이'가 첫돌을 맞았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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