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식당 '위생적이라 안전'…홀 손님 줄었지만 룸 이용객 늘어
"전체 매출 20~25% 감소했지만 별실 예약 15% 늘어난 곳도"
#1. 직장인 A씨는 협력사 관계자와 사업 논의를 겸한 오찬을 위해 한 호텔 식당을 예약하려다 깜짝 놀랐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이미 별실 예약이 마감됐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식당에 손님이 없어 울상이라는 얘기를 들었던 터라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2. 한 고급호텔의 마케팅 담당 직원 B씨는 떨리는 마음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 변동 추이 통계를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적잖은 타격이 예상됐던 식당 분야의 매출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던 것이다. '안전함' '청결함' 이미지가 각인된 고급호텔의 '프리미엄'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새삼 다시 느낄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식당 등 외식업계가 휘청거리고 있지만 고급호텔 내 식당들은 예상외로 '선전'하고 있다. 28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된 '프라이빗 룸(개별 방, 별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중구 '더 플라자'는 호텔 내 위치한 중식당 '도원'과 뷔페 레스토랑 '세븐스퀘어'의 경우 오픈되지 않은 장소를 원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개별룸(PDR) 예약률이 평시 대비 15%정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더 플라자 관계자는 "코로나 19 확산 이슈 이후 비즈니스 미팅이나 호텔 레스토랑을 이용을 원하는 고객들이 오픈된 장소가 아닌 밀폐된 개별룸을 원하는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라고 전했다.물론 고급호텔 식당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 특히 뷔페 레스토랑 등을 중심으로 전체 매출이 예년 대비 20~25%가량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영세·중소 규모의 식당들이 존폐 기로에 놓일 정도로 큰 타격을 받은 것에 비하면 사정이 나은 편이다. 호텔 식당의 명성·인지도와 함께 '비싸도 안전한' 이미지를 가진 고급 식당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한 고급호텔 관계자는 "가시적인 수치로는 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사실 우리 호텔을 비롯해 (전체 매출이) 증가한 경우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식사 시간 손님이 몰려 줄을 서서 대기하는 등 호텔내 식당들은 아직까지는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이른바 '호캉스(호텔에서 바캉스를 즐기는)'족이 늘어나는 등 '프라이빗'한 서비스를 찾는 고객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였다. 코로나 19 사태는 프라이빗 문화 확대를 더욱 가속화하는 강력한 '촉매제' 역할도 하게 된 셈이다.달라진 트렌드와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에 따라 호텔들은 '프라이빗 프로모션'을 향후에도 계속 확대,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주요 호텔들은 객실룸 패키지 프로모션과 별실을 다수 갖춘 레스토랑 등을 중심으로 홍보전에 나서고 있다.한 호텔 관계자는 "특급호텔은 먹거리나 공간 자체가 다른 곳에 비해 안전하다는 이미지가 강하다"며 "개별적인 공간에서 편안한 식사를 하길 원하는 고객 또한 많아 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홍연' 중식당 별실© 뉴스1 |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