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혁통위 관심없다" 일축에도 黃 "모든 세력 함께해야"
새보수당과 통합 논의도 산 넘어 산…고개드는 '각자도생'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추진해온 보수통합에 선을 긋고 '실용적 중도정치 실현 정당 창당' 등 독자행보를 걷겠다고 선언하면서 한국당이 원하는 큰 그림의 보수통합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다만 황 대표는 안 전 대표의 거리 두기에도 불구하고 함께하고 싶다는 '러브콜'을 거두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당 입장에서 안 전 대표가 소구력을 발휘하는 중도 진영을 끌어안아야 총선 압승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안 전 대표의 독자노선 관련 질의에 답을 하지 않고 대변인에게 발언권을 넘겼다. 전희경 대변인은 "황 대표가 행사 이후 주신 말씀대로"라면서 "자유민주주의를 중심으로 함께할 수 있는 모든 세력과 모든 분야 분들이 함께해야 한다는 것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그러나 안 전 대표는 전날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당이 주도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참여에 대해 확실히 선을 그은 상황이다. 안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폭정을 막기 위해 혁통위가 구성됐다는 질문에 "저는 (혁통위에)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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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0.01.2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안 전 대표는 "야권도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진영 대결로 일대일 구도로 가는 건 오히려 정부·여당이 바라는 것"이라며 "혁신과 경쟁을 통해 국민들의 선택권을 넓히면 일대일보다 훨씬 더 합이 더 큰 그런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안 전 대표가 독자노선을 걷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면서 계속 '러브콜'을 던져온 한국당 입장에서는 난처한 상황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당이 집권당이 되기 위해 중도보수층으로의 외연확대에 집중하는 데 한계점이 더 명확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한국당이 공천을 총괄할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에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임명하고 공천 작업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새로운보수당과 통합 방식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새보수당과의 통합 논의도 삐걱거리는 상황이다.이처럼 각 정당들이 총선 승리를 위해 통합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방법론에 있어선 생각이 다 달라 보수통합 열차에서 내려 '각자도생'에 나설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도 19일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을 정식 출범하며 또 하나의 정당으로 혁신통합추진위원회의 보수 통합 논의에 가세했다.아울러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군소정당이 예전보다 비례대표 의원을 쉽게 배출할 수 있어 통합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군소정당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통합보다는 선거 연대로 흐를 것이란 전문가 해석도 나온다. 보수대통합 논의는 일단 총선을 치른 후 거대야당 깃발 아래 뭉칠지 말지 따지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창당을 얘기하지만 시간이 많지 않다"며 "시간이 촉박해지면 창당준비위원회 상태로 '반문연대'를 기치로 내걸고 다른 세력과 연합해 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신 교수는 "각자 생각이 달라 혁통위를 통해서 통합하진 않을 것"이라며 "또 한국당이 외부의 위기감을 굉장히 많이 느끼면 문제가 달라지지만, 최근 여론조사 등을 보고 위기감을 많이 느끼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통합이 더욱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