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무역협정 서명…지재권 보호·환율 조작 금지·금융시장 개방 등 포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중 1단계 무역협정 서명식을 가진 가운데 협정의 주요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중 1단계 무역협정 주요 내용은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의 미국산 상품·서비스 대량 구매 △강제 기술이전 금지 △환율 조작 금지 △금융시장 개방 등 5가지로 요약된다.
◇ 지식재산권 보호 : 지식재산권은 미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시작하게 된 원인이다. 미국은 중국에 지식재산권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법제 마련을 요구했고, 중국은 이에 동의했다.
중국은 무역협정문에서 "주요 지식재산권 소비자에서 주요 지식재산권 생산국으로 변모함에 따라 지식재산권 보호와 집행이라는 종합적인 법체계를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 中, 2년간 미국산 2000억달러 구매 : 미중 무역협정에는 관세 보복으로 가장 많이 타격 받은 미국의 농업과 산업 분야에 대한 보상이 포함됐다. 중국은 2020년 1월1일부터 2021년 12월31일까지 2년 동안 미국산 농산물을 포함해 상품과 서비스를 최소 2000억달러 이상 더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협정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 767억달러어치 구매를 늘리고 2년 차인 2021년에는 1233억달러어치를 구매하기로 했다. 총 2000억달러 규모 증액에는 농산물 320억달러, 자동차·항공기·철강 등 공산품 777억달러, 에너지 524억달러, 서비스 379억달러가 포함된다.
◇ 강제 기술이전 금지 : 중국 시장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이 가장 많이 불만을 제기했던 강제 기술이전 문제도 1단계 무역협정 내용에 포함됐다.
중국은 기술 이전이 자발적인 시장 기반 조건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동의했고, 이에 따라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사업할 때 중국 내 합작회사에 기술이전을 강요받지 않을 수 있게 됐다.
◇ 환율 조작 금지 : 양국이 팽팽하게 맞서온 환율조작 논쟁도 일단락 됐다. 무역협정에서는 강제조항을 만들어 양국 사이 환율 분쟁이 생길 경우 미 재무장관이나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상호평가와 분쟁해결협정에 문제를 회부하도록 했다.
상호평가와 분쟁해결협정에도 해결이 되지 않을 경우, 미 재무장관 또는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에 상대국에 대해 △거시경제나 환율정책을 감시하거나 △적절한 자료를 요구하고 공식 협의를 시작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 금융시장 개방 : 무역협정에 따라 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접근 제한이 완화된다. 중국은 미국 금융회사들이 중국에서 자산운용회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하고 해당 면허 취득시 중국의 다른 금융회사와 차별없이 대우해야 한다.
또 중국은 2020년 4월1일까지 생명, 연금, 건강보험 분야의 외국인지분 상한선을 없애고 미국 보험회사들이 이 분야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에 따라 미국 보험회사들은 중국의 보험자산운용회사를 완전히 소유할 수도 있다.
또 중국은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팔리는 모든 유형의 국내 채권을 미국 신용평가기관이 평가하도록 허용하기로 약속했다. 협정 발효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중국은 미국 신용평가 서비스업체의 면허 신청을 검토하고 승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