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웃자람·병해충 발생·김 수확량 감소 등
올 겨울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고 강수량이 늘면서 농작물 웃자람과 병해충 발생이 우려돼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4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달 도내 일일 최고기온은 완도 19.3도, 장흥 19.2도, 해남 18.5도, 영광 16.8도 등 각 지점 관측사상 1월 기온으로는 가장 높았다.
최저기온도 신안 흑산도 11.3도(역대 2위), 목포 9.4도(3위), 해남 9.1도(4위)로 일일 최저·최고기온 모두 평년보다 6~13도 가량 높은 분포를 보이고 있다.여기에 전남지역의 올 겨울 강수량은 39㎜로, 평년대비 25㎜가 많은데 이어 최근 내린 비로 기상 관측 이래 1월 중 최대강수량을 기록하기도 했다.이처럼 겨울 이상기후 현상이 지속되면서 일선 농가들은 농작물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기본적으로 동면하지 못한 과일 나무가 생육 등에 지장을 입어 올봄에 꽃을 맺지 못할 수 있고, 시설하우스 작물의 경우 내부 습도가 높아지면 병충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겨울철 이상고온으로 과수 화상병의 발생 위험이 커진 것도 심각한 문제다. 화상병은 전년 겨울이 따뜻했을 때 발생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화상병과 같은 세균병의 병원균은 주로 나뭇가지나 나무줄기의 병환부에서 겨울을 났다가 다음해 봄철 곤충을 통해 매개되는데, 겨울이 따뜻하면 월동곤충이 늘어 확산되는 게 일반적이다.특히 밭작물의 피해가 우려된다.잦은 겨울비에 노출된 보리는 습해에 취약해 서둘러 물빠짐 작업을 해주지 않으면 잎이 노랗게 고사하는 '황화현상'으로 한 해 농사를 망칠 수 있다.마늘은 벌써 '마늘잎 웃자람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이른바 '스펀지 마늘' 등 상품 저하와 병충해 피해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따뜻한 겨울로 전남 어촌마을에도 근심이 깊어가고 있다.수확철을 맞은 김은 연이은 태풍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해수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전년 대비 20~30%가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 품질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시장 가격이 낮게 형성되고 있다.이와 함께 전복 먹이인 다시마 등 해조류는 겨울철 영하의 온도와 적설량에 따라 생육을 좌우하기 때문에 올 겨울 기상고온이 생산량에 주는 부정적인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전남도 관계자는 "최근 잦은 강수와 일조부족으로 농작물이 연약해져 있어 갑작스런 한파가 발생하면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이상기온에 맞는 농어가별 경영계획과 정부 차원의 농정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