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북한 개방으로 해결, 일본과는 다르다 11년 연속 10대 꿈이 교사인 韓, 구체적인 혁신 정책 없다는 증거
"한국이 사상 유례없는 '기회의 땅'으로 세계사의 전면에 등장할 날을 준비하는 것과 달리 일본은 50년 이내에 국가의 존폐를 논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빠져들 것이다."
지난달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CEO 서밋 주제발표에서 '통일 한국이 경제 강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편 짐 로저스.
짐 로저스는 올해 5월 발간한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 한국어판에서도 위안부와 수출 규제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 두 국가의 엇갈린 운명을 점쳤다.
◇"한국의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북한 개방으로 해결"짐 로저스가 이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짐 로저스는 저서에서 한국이 일본보다 더 성장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이유로 '개방'과 '통일' 두 가지 요소를 꼽았다.그는 먼저 북한이 '조용히 개방을 준비하고 있다'고 봤다. 짐 로저스는 "북한은 최근 들어 많은 인재를 싱가포르와 중국에 보내고 있다"며 "기업과 자본주의, 소유권과 주식시장에 관해 배우며 개방 준비를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에 자유무역지역이 15군데 있고 은밀하게 개성공단도 가동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북한에 변화가 온 이유를 '국가의 리더가 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김정은은 청소년기를 스위스에서 보낸 인물로 보통의 '북한인'과는 어딘가 다르다"며 "부친인 김정일의 뒤를 이은 이유도 거기에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로저스는 "김정은이 몰고 온 새로운 바람과 원래부터 갖고 있던 근면한 국민성을 한국의 경영능력과 자본에 대한 노하우와 잘 뒤섞으면 굉장히 자극적인 나라가 될 것"이라며 "이미 노동력 부족에 빠진 일본과는 대조적으로 한반도에는 (북한의) 값싼 노동력과 젊은 여성이라는 새로운 인적 자원이 있다"고 기술했다.그는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을 인용, "북한은 1999년에는 전년 대비 6%라는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고 2016년에는 한국, 일본, 미국을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2017년에는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와 가뭄으로 좀 떨어지기는 했지만,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앞으로도 쭉쭉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통일 비용에 대해서는 "남북의 협력으로 군비지출을 줄이면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통일 시기에 대해서는 "외부환경만 갖춰지면 북한은 당장 개방되리라고 본다"면서도 "2018년 4월 개최된 남북정상회담은 앞으로의 양국 관계를 상징이라도 하듯이 드라마틱하게 열렸는데 이 관계를 쭉 이어가다 보면 양국은 세계에서 가장 멋진 통일국가가 될 것"이라고 특정 시점으로 못 박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짐 로저스는 "북한의 여성은 일본, 한국과 달리 아이를 낳기를 원한다. 북한의 여성이 한국에 들어오면 신붓감 후보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저출산 고령화 문제로 통일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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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부산 벡스코 2전시장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CEO 서밋(Summit)’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 문 대통령,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 2019.11.25/뉴스1 | ◇10대 꿈이 11년 연속 교사인 것은 문제, 문재인 정부 구체적 혁신방안 안보여이번에 짐 로저스가 한아세안 CEO 서밋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권에 우호적인 발언을 하기 때문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 그의 저서를 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니다.짐 로저스는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취임한 후 '한국 경제의 패러다임 재검토'라는 기치 아래 '소득주도'와 '혁신'이라는 두 개의 중심축을 기반으로 성장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다만 효과가 있을지는 심히 의문"이라고 했다.그는 "누구나 혁신하자고 소리 높여 외치지만 그래서 뭘 어떻게 한단 말인가? 뭔가 구체적인 방인이라도 실행하면서 하는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혁신을 위한 한국 정부의 구체적인 실행이 부재한 것 아니냐는 취지의 비판을 했다.특히 2017년 KBS 초빙으로 한국을 찾은 짐 로저스가 당시 한국의 10대가 장래에 꼽은 직업 순위 1위에 11년 연속 공무원 성격을 지닌 '교사'가 1위에 꼽힌 것에 놀라워하며 "11년 연속으로 공무원이 인기 최고라니, 세계의 역사를 봐도 드문 예로 이거야말로 정치가가 입으로는 혁신, 이노베이션을 떠들면서도 나라의 청년들에게 큰 꿈을 심어주지 못하는 증거가 아니겠느냐"고 했다.그는 남북의 통일이 실패할 수 있는 중요 요인으로 '미국'을 꼽았다. 다만 짐 로저스는 저서 전반에 북한의 개방과 주둔의 명분이 약해진 미군의 철수를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로 제시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실행방법은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그는 "미국은 대략 한국에 3만명 가까운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는데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최적의 장소는 한국밖에 없다"며 "이렇게 당장이라도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를 장소에 자국의 병사를 주둔시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머리를 잘 써서 강경 자세를 취하면 미군을 철수시킬 수 있을지 모른다"며 "문 대통령이 원하기만 하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얼마든지 도와줄 것"이라는 두루뭉술한 표현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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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오전 부산 벡스코 2전시장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CEO 서밋(Summit)’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기 전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가운데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 2019.11.25/뉴스1 | ◇韓 재벌은 좋든 싫든 '핵심 역할'…아베가 日 망쳤다는 것 곧 깨달을 것짐 로저스는 한국의 '재벌'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그는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4대 재벌이 한국의 주가지수 절반을 독점하고 있다"며 "재벌은 이른바 한국식 가족경영기업을 가리키는 시가총액 상위 30개 사 중 재벌 계열이 아닌 회사는 겨우 5개에 불과하다. 전 세계를 둘러봐도 이렇게 소수의 기업에 자본과 권력이 집중된 예는 없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도 그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재벌 기업이 한국 경제를 든든히 받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은 북한이 한국에 개방되면 더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짐 로저스는 특히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일본의 경기부양책에 대해서는 '아베가 일본을 망쳤다'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혹평했다.그는 "현재의 일본 상태는 '돈을 찍어내면 주가가 오른다'는 시장원리에 충실할 뿐'이라며 "금융완화가 계속되는 한 호경기도 계속되겠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짐 로저스는 "일본의 국채는 2017년 말 시점에서 지방을 제외하면 898조엔(약 933조4528억원)인데, 게다가 그 액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며 "그 많은 빚을 갚기 위해 공채를 발행하고 그 빚을 또 갚기 위해 다시 공채를 발행하는 심한 악순환에 빠져있다. 그 빚은 청년과 아이들 세대가 어른이 되었을 때, 그들이 내는 세금으로 갚아나가는 수밖에 없는데 채무가 많은 나라는 언제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고 경고했다.짐 로저스는 그러면서 일본에 세출 삭감과 개방정책만이 일본 경제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내가 일본 총리가 된다면 세출을 대폭 삭감하되, 관세를 내리고 국경을 더 개방해 자유무역의 흐름을 촉진하겠다"며 "아울러 저출산 고령화의 수렁에 빠진 일본이 사는 길은 이민자를 받아들이되 신중을 기해 한꺼번에 들어오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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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오전 부산 벡스코 2전시장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CEO 서밋(Summit)'행사에 참석한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 2019.11.25/뉴스1 | △짐 로저스는?올해 5월 발간된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 한국어판은 저자인 짐 로저스를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가로 소개한다. 예일대에서 역사학을, 옥스퍼드에서 철학, 정치, 경제학을 전공했따. 1969년, 조지 소로스와 함께 글루벌 투자사인 컨텀펀드를 설립하고, 10년 동안 4200%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올려 월가의 전설이 된다. 37세의 나이에 은퇴를 선언한 후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로 금융론을 가르쳤고, 다수의 금융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그는 경제학에 역사적 관점을 접목한 특유의 혜안으로 지금까지 리먼 사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을 정확하게 예견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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