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아프간 방문…탈레반과 협상 재개
WP "민주당 탄핵 조사 중 국면 전환 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을 맞아 아프가니스탄을 깜짝 방문했다. 18년째 전쟁 중인 아프간에 파병된 미 장병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현재 아프간에는 미군 약 1만 3000명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 수천명이 주둔하고 있다. 지난 2001년 전쟁이 시작된 후 미군 2400여명이 아프간 분쟁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한 것은 2017년 대통령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통신·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33분쯤 '에어포스 원' 전용기편으로 아프간에 있는 미군 바그람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이번 일정에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동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도착 직후 기자들에게 "탈레반은 협상을 원한다"면서 "우리는 그들과 만나고 있고, 휴전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다. 이제 그들도 휴전을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에서 2시간30분 동안 머물며 미군 장병들을 격려하고,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과 짧은 양자회담도 개최했다. 두 정상 간 회담은 미국과 아프간이 포로를 교환한 지 일주일 만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아프가니스탄 무장 반정부 단체 탈레반과의 평화협상 재개를 선언하고, 아프간 미군 병력을 8600명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를 추진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탈레반 소행의 테러가 반복되자 지난 9월 '협상은 죽었다'며 탈레반과의 평화협상 중단을 선언했었다.그러나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및 평화협상 재개 선언으로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 그리고 미국 간의 평화협상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가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직후 "탈레반이 평화협정 체결에 성의를 보인다면 휴전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탈레반에 협상 재개를 촉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최근 미 해군장관 등 군 장성들의 공개 비판이 잇따르고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인한 미 의회의 탄핵 조사 와중에 이뤄졌다. 내부적으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간 방문을 통해 최고사령관으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한편, 탄핵 국면을 전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WP는 이에 대해 "이번 방문은 평화 협상 재개와 함께 정치적 목적도 있다"며 "미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탄핵할 태세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에서의 모든 고충에도 불구하고 환호하는 군인들과 함께 섰다"고 평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