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그룹' 선친 꿈 다가간 정몽규 HDC 회장
"HDC,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모빌리티 그룹 재도약"
HDC 재계 순위 17위로 껑충…"범현대가 지원 사격 도움"
"HDC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선친 고(故) 정세영 명예회장의 꿈 실현을 위해 한 걸음 다가갔다. 정세영 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셋째 동생으로 현대자동차와 포니 신화를 일으킨 주인공이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12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앞서 HDC현산 컨소는 지난 7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에서 시장 기대치를 훨씬 웃도는 2조5000억여원을 써내, 경쟁 상대인 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을 제치고 우위를 점했다.이번 인수전은 정몽규 회장의 의지가 강했다. HDC현산이 경쟁사보다 입찰가격을 1조원 가까이 더 비싸게 제시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정몽규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HDC그룹을 '모빌리티 그룹'으로 재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선협상자 선정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 회장은 "항공산업이 HDC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부합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HDC그룹은 항공산업뿐 아니라 나아가 모빌리티 그룹으로 한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정몽규 회장과 모빌리티 그룹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정 회장은 정세영 명예회장이 터를 닦은 현대자동차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하지만 1999년 3월 정주영 명예회장이 첫째인 정몽구 회장에게 현대차 경영권을 승계하자, 정 회장은 선친과 함께 현대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겼다. 정 회장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을 것. 정 회장은 2005년 선친 타계 후 정세영 회장의 별칭을 따 '포니정 재단'을 만들었다. 포니정 재단은 현재 활발히 운영 중이다.HDC현산은 내실 경영을 앞세워 국내 대형건설사 가운데 가장 알짜인 곳으로 성장했다. 단순 도급사업뿐 아니라 자체개발사업 비중도 늘려 외형보다는 수익성에 주목했다. 동시에 사업 다각화에도 힘썼다. HDC아이파크몰을 운영하며 유통업계에 진출했고, 호텔신라와 손잡고 면세업에도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한솔그룹의 오크밸리(현 HDC리조트)를 인수하면서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까지 손에 넣으면서 HDC그룹의 외형은 커질 전망이다. HDC그룹의 올해 자산규모는 10조5970억원으로 재계 순위 33위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완료하면 자산규모는 21조6513억원까지 증가해 재계 순위 역시 17위로 껑충 뛰어오른다.정 회장은 당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집중하겠다면서도 추가적인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지금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집중할 것"이라면서도 "(향후 추가적인 인수 여부는) 능력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아시아나항공 인수로 HDC현산은 '육·해·공' 모두를 아우르는 그룹이 됐다. 또 범(汎)현대가의 항공업 진출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재계는 범현대가의 보이지 않는 지원이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