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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10-20 03:34
여성학자 리베카 솔닛 "트럼프 치하, 천일이 천년같다"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653  

[세계의지성]집권 1000일 맞은 트럼프 행정부 비판
선거에 졌지만 두려움없이 싸웠던 '우리' 격려



미국의 저명 여성학자이자 역사학자인 리베카 솔닛(58)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치하의 1000일을 "1000년같다"고 비판하는 글을 내놓았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문학예술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리터러리허브(lithub.com)에 실린 '도널드 트럼프 첫 1000일 하의 삶'이라는 제목의 에세이에서 솔닛은 그 너머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은 '오물의 산'(mountain of filth)을 이룬 것이 트럼프 치하라고 표현했다. '우리가 생존을 말할 때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부제에서 보듯 이 에세이는 트럼프 취임 후 17일까지의 나날인 1000일간 생존에 성공한 진보 진영인 '우리'에 대한 격려도 담았다. 

솔닛은 하루하루 트럼프 대통령 측이 '오물같은' 뉴스를 쏟아내고 있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1~2주 휴가를 갔다와도 그다지 '놀랍지 않은' 뉴스들이 많지 않게 쌓여있었던 버락 오바마 시대가 그립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 트럼프 치하에서는 잠깐 볼일을 보러 나갔다 들어와도 해고, 조사, 대중의 분노로 이어지는 부패 관련 뉴스가 쏟아져 따라잡을 수 없다고 했다.

솔닛은 초기에는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진영 선거대책본부장 같은 중심인물을 보고 백악관의 '저급 조직폭력배'들이 누구고 누구를 섬겼는지 이해할 수 있는 질서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한탄했다. 어느 순간 가스로 가득찼다가 폭발하는 시체처럼, 우주인의 몸통을 찢고 에일리언이 나오는 장면처럼 연방정부의 부패가 폭발하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예를 들어 솔닛은 지난 11일 터키의 시리아 쿠르드족 공격을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비난하지 않았던 미국의 행태를 비판했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주재 미국 대사는 "부패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파면됐다"고 증언하는 등 동시에 여러가지 일들이 벌어져 혼란의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솔닛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거짓말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 속 증오를 불러 일으키는 선동을 비판했다. 비정상, 어리석음, 매수, 부정직함, 악랄함을 트럼프 정권은 결코 비정상이 아닌 것처럼 서슴없이 하기에 미국민들 대부분은 인지불협화음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사실이 아니고 옳지도, 품위도 없는 것을 향한 분노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솔닛은 트럼프 당선 초기를 떠올리면서 '우리는 살아남지(선거에서 이기지) 못했지만,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저항했다'고 의미를 짚었다. 예일대 역사학자 티모시 스나이더가 트럼프 시대 초기에 내놓은 "미리 복종하지 말라. 독재의 많은 권력은 (미리 복종한 탓에) 공짜로 주어진다. 이런 때일수록 개인들은 전체주의 정부가 무엇을 원하는지 미리 생각해 두었다가 묻지도 않고 하기 시작한다"고 경고한 것을 귀담아듣고 저항을 계속했던 점을 칭송했다.

그러면서 지금이 전체주의 정부가 아니라면 이는 두려움없이 싸웠던 이들 덕분이며 그 뒤에는 이들의 자신감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솔닛은 이어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은 사람들이 지치는 것이라면서 천년같은 천일이 지난 지금 정상적이고 윤리적인 정부가 뒤를 이어 들어설 것이라고 상상하기 쉽지 않지만 끝이 보인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다음 선거까지 가야할 남은 384일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날지 완전히 예상할 수는 없지만 그것은 어느 정도 우리 자신에게 달렸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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