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혐의 재판 중 사망…수감 과정서 건강 악화
'아랍의 봄' 이후 집권했다 군부 쿠데타로 실각
간첩 혐의로 재판을 받던 이집트의 첫 민선 대통령 무함마드 무르시가 공판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져 사망했다. 향년 67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집트 검찰은 무르시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발언한 직후 피고인석에서 쓰러져 있었으며 오후 4시50분께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집트 국영방송도 현지 의학 전문가를 인용, 무르시 전 대통령의 사인은 심장마비로 그가 양성 종양으로 지속적인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전했다. 무르시 전 대통령은 무슬림형제단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던 팔레스타인 이슬람 단체 하마스와 접촉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에서 불거진 간첩 혐의로 법정에 선 상태였다. 무르시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그에 반대하는 시위에서 시위대를 살해한 혐의로 징역 20년을, 카타르에 군사기밀을 넘긴 간첩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수감 과정에서 건강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제앰네스티는 "무르시 전 대통령의 독방 감금, 외부와의 고립 등 그의 사망 상황에 대해 공정하고 철저하며 투명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무르시 전 대통령의 시신은 토라 교도소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내무부는 이날 무르시 전 대통령의 시신을 매장할 나일강 삼각주 샤키야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유족들에 따르면 이집트 당국은 무르시 전 대통령이 묘지에 묻히는 것을 허락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무르시 전 대통령은 카이로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에서 재료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5년 이집트로 귀국한 후 자가지크대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1991년에는 무슬림형제단에 입당했고, 2000~2005년 무슬림형제단 소속으로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2011년 '아랍의 봄' 바람이 분 이듬해 6월 이집트 최초로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해 집권에 성공했다. 그러나 집권 1년 만인 2013년 7월 압델 파타 엘시시 현 대통령의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뒤 수감됐다.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동료 이슬람교도인 무르시 전 대통령을 순교자로 애도했다.무르시 전 대통령의 죽음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는 이날 신의 명령을 이행해 순교자가 됐다"며 "무르시 전 대통령과 같은 길을 걸어온 형제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이집트 국민들, 그의 가족, 그와 가까운 지인들에게도 위로를 표한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