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유럽의회 선거가 EU 변곡점"
브렉시트·노란조끼·우파 정당 득세 등 위협 직면
억만장자 투자자이며 최근엔 진보적 정치 운동가 모습도 보이고 있는 조지 소로스가 "유럽이 몽유병에 빠져들고 있다"며 "유럽연합(EU)이 지난 1991년 붕괴한 소련(현재 러시아)과 같은 운명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CNBC에 따르면 소로스는 11일(현지시간) 국제문제 오피니언 전문 매체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유럽 사람들은 너무 늦기 전에 깨어나야 한다"며 "대내외적으로 직면한 위협의 규모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소로스는 "EU가 '혁명적인 순간'을 겪고 있는데 최종 결과는 매우 불확실하다"면서 "만약 유럽이 '적'을 인지하지 못한다면 EU는 1991년 소련의 길을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로스가 말하는 '적'이란 EU가 고조되고 있는 포퓰리즘과 반체제 정서 속에서 불확실성과 불안정의 시기에 직면한 상황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소로스는 장 큰 문제는 유럽의 지도자와 일반 시민 모두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EU 지도부는 붕괴 직전 소련 공산당 정치국을 연상시킨다"며 "여전히 유의미한 것처럼 법령을 계속 발포한다"고 전했다. 특히 오는 5월 유럽의회 선거가 유럽의 운명을 결정지을 EU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불행히도 이번 선거에서는 반체제·반EU 정당이 선전할 것"이라며 그 이유로 △조약 변화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고 △정당 체제가 시대에 뒤떨어져 있고 △EU 창설 원칙을 위반하는 회원국을 규율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포용적 이민 정책 이후 분열된 EU는 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영국은 EU 탈퇴를 6주 앞두고 있고, 프랑스는 노란조끼 이후 시민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세계대전 당시 파시즘 선봉에 섰던 이탈리아와 독일에서도 우파 정당이 득세하는 등 극우 정치가 재탄생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로스는 "유럽을 EU 안팎의 반유럽 세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잠자고 있는 친(親)유럽 다수파가 일어나 EU의 기본 가치를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통합된 유럽의 꿈은 21세기의 악몽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