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슈·경제정책 놓고 사사건건 '충돌' 예상
외교·통상엔 큰 변화 없을 듯…변수는 트럼프 본인
6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했다. 지난 2년간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지원을 받아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에서는 큰 타격이다.
다만 상원에서는 공화당이 주요 접전지역에서 승리하며 다수당 지위를 지켜냈다.
◇트럼프 친성장 정책에 '브레이크'…긴장 팽팽해질 듯워싱턴포스트(WP)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의 하원 장악으로 향후 미국 정치·경제·외교 정책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反)트럼프'로 돌아선 하원이 트럼프 행정부를 본격 견제할 것이기 때문이다.우선 정치 지형으로 봤을 때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과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하원은 세금을 비롯한 경제정책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화당이 추진해온 감세·정부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책에 제동을 걸 전망이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포퓰리즘에 가까운 성장중심 정책도 힘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앞서 민주당은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의 감세 정책에 대해 강력한 견제 예고해왔다.공화당 입장에서는 새로운 하원의장으로 유력한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의 존재도 걸림돌이다. 그는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도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은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와 공화당에 달렸다"며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BBC는 "민주당은 어떤 법안이 올라갈지를 결정하고 각 위원회 의장을 통제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의료 정책에도 어느정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 정책을 고수하고, 전임 정부의 업적인 ‘오바마케어’를 손보려 했다 역풍을 맞은 꼴이어서다.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선거캠프가 러시아와 연루됐다는 '러시아 스캔들'과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 등에 대한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외교·통상정책엔 큰 변화 없을 듯…트럼프가 변할까?민주당이 중간선거를 통해 약진하긴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모든 것을 견제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중 지원을 받은 상원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민주당의 추격을 물리치고 수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안이나 기존 정부법안에 대한 수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기는 불가능한 구조다.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하원의 독자 결정만으로는 정책적 변화가 힘들다.또한 하원은 외교나 대외정책에 대한 권한은 없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관계 △보호 무역주의 △통상갈등 등 정책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가장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패배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미국인들은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중간선거 유세에서도 자신의 경제 성장과 외교 업적을 주장해온 그가 쉽게 정책 노선에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오늘 밤 엄청난 승리를 거뒀다. 여러분 모두에게 고맙다!"며 선거 결과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가 중간선거 이후로도 기존 정책노선을 이어갈 경우 민주당과의 치열한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