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강초 등 강서구 초·중 통폐합 추진…성사시 첫 사례
내년엔 서울 첫 초·중 통합학교 탄생…갈등·우려도
인구 1000만 수도 서울에도 학교 통폐합이 추진된다.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여파다.
강서구 초·중학교 3곳이 통폐합을 앞두고 있다. 송파구에서는 초·중 통합학교가 문을 연다. 두 형태 모두 서울에서는 첫 사례다.
20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강서구 내 염강초·공진중·송정중 등 3개교를 오는 2020년 개교할 마곡2중(가칭)으로 통폐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염강초와 공진중을 폐교하고 송정중을 마곡2중으로 바꿔 통폐합하는 게 골자다. 내년 상반기쯤 통폐합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폐교를 추진하는 염강초와 공진중은 이른바 '미니 학교'다. 염강초는 올 3월 기준 전체 학생수가 174명, 공진중은 133명로 소규모다. 올해 신입생은 염강초가 41명, 공진중이 37명으로 한반에 15명안팎이다. 서울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는 23.7명이다. 저출산 여파에 따른 적은 학생 수가 폐교추진의 결정적 배경이 된 셈이다.학령인구 이탈도 원인이다. 이 지역 상당수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또는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인근 양천구 등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알려졌다.미래도 밝지 않다. 강서구 내 예비 신입생 추이를 보면 향후 그 수가 더 적어질 것으로 서울시교육청은 전망하고 있다. 통폐합 추진의 또 다른 배경이다.
서울강서양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현재 미취학 아동 또는 예비 중학생 학생 수 추이를 분석해보면 폐교 대상 학교의 여건이 지금보다 나아질 가능성은 사실상 작다"고 했다.아예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통합해 운영하는 초·중 통합학교도 생긴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9월 첫 서울형 통합운영학교로 가락일초·중을 지정키로 했다. 학급 수는 초등학교가 26학급, 중학교가 19학급이다. 개교는 내년 3월이다.가락일초·중은 오는 12월 완공될 송파구 헬리오시티 내에 들어선다. 헬리오시티는 9150채 규모의 '미니 신도시'다.대규모 단지가 완공됐을 때 학생 수가 반짝 늘어난다. 하지만 저출산 여파에 따라 향후에도 그 수가 유지될 가능성은 작다. 이를 감안한 장단기적인 대책 중 하나가 통합운영학교다. 통합운영학교는 신도시뿐 아니라 학생 수가 줄어든 지역에서도 가능한 통폐합 모델로도 꼽힌다.다만 그림자가 있다. 학교 통폐합 추진과정에서 갈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염강초 학부모들은 지난 18일 학교 강당에서 열린 강서양천교육지원청 주관 학교 통폐합 관련 설명회에서 강하게 반대 목소리를 냈다.이 학교 학부모 A씨는 "교육지원청이 학부모 의사도 묻지 않고 덜컥 통폐합 추진 결정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또다른 학부모 B씨는 "비록 학생 수는 적지만 최근 몇년 간 추이를 보면 전체 학생 수가 늘고 있다"며 "학교구성원들이 지속적인 노력 덕분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고 있는데도 이를 살피지 않고 폐교를 하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도시에서의 통합운영학교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학교폭력 노출 등 생활지도상 문제가 대표적이다. 또 초·중학교를 통합하는 사례가 많은데 교육과정을 감안한다면 중·고등학교를 묶는 것이 적절하다는 게 교육계 중론이다.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대도시 통합운영학교 사례가 거의 없다보니 학생생활지도, 학교급이 다른 교사들의 인사·관리 등 운영상 문제가 여럿 발생할 수 있다"며 "교육청은 통합운영학교 개교 전까지 예상되는 문제를 최소화하도록 세밀한 운영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