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 가량의 어린 소녀가 나이지리아의 한 시장에서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해 최소 16명이 숨졌다. 사진은 로이터 TV의 사고 장면 캡처© 로이터=뉴스1>
붐비는 시장 소녀 자폭 테러로 최소 16명 사망 수십명 부상
11일(현지시간) 보코하람의 근거지인 나이지리아 북동부 도시 마이두구리의 한 시장에서 히잡(이슬람 여성들이 얼굴과 목을 가리는 데 쓰는 베일)을 쓴 어린 소녀가 자폭테러를 감행해 최소 16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의 언론 매체들이 보도했다.
한 목격자는 테러를 저지른 소녀가 "몸에 폭발물을 감고 있었고 10세가 넘지 않아 보였다"고 말했다. 테러 발생 시점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12시 15분 무렵이며 한낮의 번잡한 시장이라 희생자가 많았다.
다른 목격자들 역시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소녀가 10세 가량으로 보였다고 증언했으며 현장에서 사망한 소녀의 시신을 통해서도 이 정도 나이인 것으로 추측했다. 이 테러로 인근 병원으로 실려온 시신이 최소 16구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부상자는 수십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지 의료 관련자는 "현재 부상자 27명이 보르노 병원에 있으며 다른 병원에도 부상자들이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들중 다수는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다.
어린이가 이슬람 테러 전사로 훈련되는 장면은 수차례 전파를 탔지만 직접 어린이가 자살폭탄테러에 이용된 것은 초유의 일이다.
ABC 뉴스 등의 미 언론은 소녀가 이슬람 교리를 받아들이고 이를 자발적으로 자살테러로 옮기기엔 너무 어린 나이라고 보면서 이 소녀가 다른 이들을 죽이거나 다치게 할 것이라는 것을 인식도 못한 채 이용당했을 것으로 보았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이 자폭 테러 감행자가 어린 소녀라는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병원관계자들도 시신이 심하게 훼손됐지만 테러 용의자의 얼굴이 예쁜 어린 소녀였다고 밝혔다.
마이두구리는 보코하람이 창궐하고 잇는 북부주인 보르노의 수도로 나이지리아 경찰력이 미치지 않아 자생적인 민간단체들이 보안을 책임지고 있다.
이들 보안요원들은 시장으로 들어선 소녀에게 금속탐지기를 대며 무기소지 여부를 검사하려 했지만 소녀가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중 한 보안요원은 소녀의 옆구리에 뭔가 불룩 튀어나온 것을 자신이 본 순간 폭발물이 터졌다고 증언했다.
한때 마이두구리의 보안을 담당했던 경찰 담당자는 "히잡을 쓴 아주 어린 소녀를 이용하는 것이 뭔가 새롭고 골치아픈 (보코하람의) 전략일 수 있다"면서 "이제 히잡을 쓴 여자는 나이먹었든, 소녀든 간에 의심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마이두구리는 자주 보코하람의 공격대상이 돼 왔기에 이번 공격도 보코하람이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과격 이슬람무장단체 보코하람은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테러활동을 시작했다.
최근 수년동안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 등이 테러 캠프에서 어린이들을 테러 요원으로 훈련시키는 장면이 언론에 공개돼 전세계적인 우려를 산 바 있다.
이들 캠프에 입소한 어린이들은 대부분 자살폭탄테러를 저지른 '순교자'들의 자녀로 가장 어린 나이는 5세 정도의 어린이까지 있었지만 10세 정도의 어린 소녀가 직접 자폭테러를 저지른 것은 처음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