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앞), 황교안 법무부 장관 등이 19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사법연수원 대강당에서 열린 제44기 사법연수생 수료식에 참석하고 있다. 2015.1.19/뉴스1 © News1 정회성 기자>
수도권 최모 판사 긴급체포 직전 사표 제출, 대법원 대국민사과
수억원대 금품수수 의혹으로 긴급체포된 현직 판사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직 판사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에 체포돼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사법 사상 처음이다.
수도권에 근무하는 현직 판사의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강해운)는 의혹 당사자인 최모(43) 판사를 전날 긴급체포한 데 이어 1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관련자가 친인척이라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게 되면 관련자 진술 번복을 권유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있고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인 점 등을 감안해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판사는 수차례에 걸쳐 '명동 사채왕'으로 불리는 최모(61·수감 중)씨로부터 수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 판사가 2008년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 부근에서 아파트 전세자금 명목으로 3억원, 2009년 주식투자 명목으로 3억원 등을 받는 등 최씨에게서 6억원 이상의 금품을 받은 뒤 사건 편의를 봐준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최씨는 공갈 및 사기, 협박, 마약, 위증교사, 변호사법 위반, 탈세 등 20여가지 혐의로 구속기소돼 2년9개월째 재판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사기도박단 전주 역할 등 혐의가 드러나 추가 수사를 받고 있다.
2008년 인천지검 부천지청에서 마약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으면서 동향으로 당시 검사였던 최 판사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씨가 최 판사를 통해 자신의 마약 혐의 등을 수사한 인천지검 A검사에게 사건 무마 청탁을 벌였다는 의혹도 조사했지만 A검사의 사건처리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최종 결론냈다.
최 판사는 그동안 자신의 작은 아버지를 통해 최씨를 알게 돼 만난 적은 있지만 금전거래는 없었다고 검찰에 해명했지만 검찰은 계좌추적을 통해 수수한 돈의 출처가 최씨인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씨와 최 판사의 금전거래 의혹을 폭로한 최씨의 전 내연녀 A씨도 불러 최 판사와 대질조사했다.
최 판사는 지난 17일 검찰 소환조사를 받고 귀가한 뒤 다음날인 18일 다시 소환돼 조사받던 중 오후 3시10분쯤 조사실에서 긴급체포됐다.
최 판사는 검찰에 긴급체포되기 직전 사표를 제출했다.
검찰은 이밖에도 최씨에게서 사건 무마 청탁을 받고 각각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검찰수사관 3명도 함께 재판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대법원은 이날 오후 "비위로 인해 현직 판사가 긴급체포된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매우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법부는 국민들에게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대법원은 사표수리 때 징계절차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최 판사의 사표수리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