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뒤 존재감 상실 우려…4인4색 행보 나서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나섰던 각당 후보들이 패배의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공개 활동에 나서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행보를 두고 '나를 잊지 말아달라'는 적극적인 정치적 의사 표현이라는 분석이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같은 경우 대선 패배 이후에도 자신의 정치적 세력은 물론 대중적 인지도를 동시에 가지고 있었지만, 이번 19대 대선에 나섰던 주자들은 이같은 면이 부족한 실정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이에 자칫 대선 이후 칩거가 들어가 대외 활동이 줄어들 경우 당내 영향력과 대중적 인지도가 줄어들어 차기 정치 행보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부담감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있다는 분석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4인은 대선 이후 각자의 스타일에 맞는 4가지 행보에 나서고 있다.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는 지난 12일 미국에 머물고 있는 아들 내외를 만나기 위해 출국한 이후 연일 SNS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홍 전 지사는 최근 신보수주의를 선언하면서 당내 친박(親박근혜)의원들을 '바퀴벌레'에 비유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또 2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승진 임명한 것에 대해 "청와대에서 위법한 절차로 중앙지검장 인사를 하면서 최순실 사건을 재수사하라고 한 것은 미국 같은면 사법 방해로 탄핵 사유에 해당된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언론에 비공개이긴 하지만 대선 지지에 감사하는 전국 투어에 돌입한 상태다.
국회의원직까지 내놓으며 대선에 올인했던 안 전 대표 입장에선 칩거에 나설 경우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차기를 도모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이 선 듯 하다.
안 전 대표의 전국 투어에 대해 대선 패배를 딛고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대선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유승민 의원은 대선 패해 이후 "당을 위한 백의종군을 하겠다"며 "개혁보수의 길을 끝까지 가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의 '백의종군'은 당무 최일선에 복귀하기 보다는 평의원으로서 개혁보수라는 당의 창당 이념을 실천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앞서 유 의원은 지난 5·18 기념식 하루 전날 광주를 찾기도 했다.
특히 원내교섭단체를 겨우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 의원은 당 소속 의원들의 탈당 등을 막는 한편, 향후 정계개편 등에 대비해 외연 확장 등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심상정 대표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당 대표 신분이기 때문에 일선에 복귀한 뒤 대표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심 대표는 새 정부 출범 후 합리적인 야당으로서 역할을 고민하는 한편, 이번 대선과정에서 얻은 표심을 한 단계 도약시켜 정의당의 입지를 보다 단단하게 다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