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세계일보를 압수수색할 것으로 알려진 5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세계일보 사옥 입구 셔터문이 내려져 있다. 2014.12.05/뉴스1 © News1 성도현 기자>
검찰 "영장 청구 및 발부 사실 없어, 수사 음해 목적"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 진위 및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를 최초 보도한 세계일보를 압수수색하려 한다는 얘기가 퍼진 5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세계일보 본사 주변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지난 1일 수사에 착수한 검찰이 유출 경위를 밝히기 위해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에 나서고 관련자들을 잇달아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이날 오전 세계일보에 대한 압수수색 가능성이 점쳐졌다.
검찰은 지난 3일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48) 경정이 근무하는 서울 도봉경찰서를 비롯해 서울지방경찰청 정보분실, 박 경정의 자택 등 5~6곳을 압수수색했다.
전날인 4일에는 '청와대 실세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을 포함한 10인 회동장소로 알려진 서울 강남의 한 식당 본점과 분점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
이에 사실상 남은 압수수색 대상이 세계일보와 각종 통신내역 등 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왔고 일부에서는 검찰이 세계일보에 압수수색 영장 발부 사실을 통보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세계일보 직원들은 7층 본사 건물 입구 정문 셔터를 3분의 2 가량 내린 채 만약에 있을지 모를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세계일보는 허위사실을 보도한 것이 아니고 비방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검찰의 압수수색은 없을 거라고 예상했으나 본사 및 취재 기자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지자 황당해하는 분위기다.
세계일보 앞에는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상황에 대비해 취재진 수십여명이 몰렸고 오후 3시 현재 정문 앞에는 20여명의 기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세계일보 본사는 하얀 블라인드로 창문이 대부분 가려져 있으며 일부 직원들은 가끔씩 창 밖으로 바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세계일보 내부에서는 특별한 움직임은 없으며 각자 맡은 업무를 정상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세계일보는 검찰이 실제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할 경우에는 공식 성명을 내고 언론 탄압을 비판하는 등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 등은 세계일보와 관련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적도 없다고 밝히고 있어 일부 와전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유상범 서울 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현재 압수수색이 임박했다거나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는 말은 검찰 수사를 음해하는 세력이 유포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영장 청구 및 발부 자체를 강하게 부인했다.
앞서 세계일보는 지난달 28일 '靑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측근(정윤회) 동향' 문건을 보도했다.
해당 문건에는 현 정부 비선실세로 알려진 정윤회씨가 매달 2차례 '실세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 등 청와대 관계자를 만나 국정에 개입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하지만 '실세 3인방' 등 청와대 측 8명은 보도 당일 세계일보 사장과 편집국장, 기자 등 6명을 출판물에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박 경정의 문건유출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이 세계일보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할 경우 언론 탄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