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청문회서 집중포화…유족도
“고향으로 돌아가라”요구
두 차례 ‘탑승자 전원 사망’이란 참사로
346명이 사망한 보잉의 데니스 뮬렌버그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잇따른 사퇴요구에도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뮬렌버그 CEO는 연방 의회와 참사 유가족으로부터 잇따라 사퇴를 요구받았지만
이를 거부했다고 미 언론들이 30일 보도했다.
그는 이날 미국 하원 교통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사퇴 요구를 받았는지, 혹은 사퇴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잇단 질문에 “없다”고 대답했다.
보잉 737 맥스는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여객기와 올해 3월 에티오피아 항공 여객기가 잇따라 추락하면서 탑승자346명 전원 사망이라는 비극을 남겼다. 이 기종은 현재 세계 40여개국에서 운항이 금지된 상태다.
전날 상원 청문회에 이어
이날 하원 청문회에서도 분노한 의원들은 보잉 737 맥스의 설계·마케팅과 관련해 뮬렌버그를 거세게 비난했다.
일부는 보잉이 안전보다 수익을
우선시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뮬렌버그가
지난해 1,300만 달러의 인센티브를 포함해 총 2,340만 달러를
받은 것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그는 지금 알고 있는 사실을
당시에도 알았다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첫 번째 추락 사고가 발생한 직후 해당 기종의 운항을 금지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뮬렌버그는 “이들 사고는 내 관리 하에서 일어났으며 책임을 느낀다”면서 “우리는 배우고 있으며 여전히 배울 게 많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초 보잉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았으나 비난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헤수스 가르시아 의원은 “당신은 배의 선장이다. 조직의
나태와 무능, 혹은 부정은 위에서 시작되며 그게 바로 당신”이라며 “지금이야말로 당신이 사임할 때"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다른 의원들도 잇따라 그에게
사퇴할 것을 종용했다.
그러나 뮬렌버그는 추락 사고와
관련한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어린 시절 아이오와 농장에서 터득한 가치관대로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사가 최악의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그의 이러한 태도에 방청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에티오피아 여객기 추락 사고로
딸을 잃은 나디아 밀러런은 청문회 직후 뮬렌버그에게 다가가 “자꾸 아이오와 이야기를 하는데 모두들 '아이오와로 돌아가라', '농장으로 돌아가라'고 외치고 있다”면서 “그렇게 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