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옳고 그른지 평가 어려울 정도로 분열 심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최근 자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관련 언급에 대한 백악관 참모들의 비판에 "말도 안 되는 짓을 그만두라"며 반발했다.
파우치 소장은 15일(현지시간) 보도된 시사지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백악관이 자신을 헐뜯는 건 "다소 기이한(bizarre) 일이다. 전혀 이해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특히 "지금 (코로나19와 관련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분열이 심해지면서 뭐가 옳고 그른지에 대한 정직한 평가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우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이 문제를 통제할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파우치 소장은 지난 4월 비즈니스인사이더 여론조사에서 미국민들로부터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가장 신뢰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로서 미 정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전담조직)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백악관 당국자들은 미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파우치 소장의 경고에 "잘못된 판단"이라며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상황.
특히 지난 주말엔 백악관 측이 코로나19 유행 초기 파우치 소장의 발언 가운데 '문제가 될 수 있는' 것들만을 따로 모아 취재진에 배포한 일도 있었다.
백악관이 이처럼 파우치 소장 공격에 힘을 쏟고 있는 배경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 11월 재선 도전을 앞두고 코로나19의 여파로 멈춰 섰던 국내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파우치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게 현지 언론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이와 관련 파우치 소장은 백악관 측이 언론에 배포한 자신의 과거 발언 목록엔 "전체 내용과 맥락이 담겨 있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깜짝 놀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파우치 소장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이날 USA투데이 기고문을 통해 '나바로는 틀린 얘기만 한다'고 비난한 데 대해서도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일이다. 그는 혼자만의 세계에 사는 것 같다"며 "난 그가 사는 세계에 가고 싶지 않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파우치 소장은 자신에 대한 백악관 당국자들의 공격이 계속되면 결국엔 트럼프 대통령에게로 향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파우치 소장은 최근 자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데 대해선 "우리가 좀 더 일을 잘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저들(백악관)이 하는 '게임'보다는 이 문제(코로나19)에 초점을 맞추자"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