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반년]신천지→수도권→비수도권→해외유입 '변화무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난 1월 20일 국내에 처음으로 유입된 이후 20일자로 6개월을 맞이했다. 일 수로는 183일째다. 지난 6개월간 코로나19는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였다. 조용한 전파를 일으키는 코로나19 특성상 감염경로를 예측하기 어려워 방역당국이 애를 먹었다. 국민들도 극도로 피로감을 느꼈다.
코로나19 첫 한 달은 일평균 확진자 수가 1~2명에 그쳤다가, 한 달여 뒤에는 하루에 900명이 넘는 대규모 집단감염으로 번졌다. 이후 잠잠한 모습을 보이다가 5월 들어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오가며 신규 확진자를 쏟아냈다. 지금까지 그 여파가 이어지는 형국이다.
◇확진자 30명까지 한 달 걸려…대구와 경북, 수도권서 집단감염 촉발지난 6개월 동안 코로나19는 럭비공 같은 예측불허 유행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오가며 확산세를 보였고, 확진자 1명이 발생하면 추가 감염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가족과 지인, 직장 동료는 물론이고 일면식이 없는 불특정 다수가 감염될 정도로 막강한 전파력을 보였다. 코로나19 유행은 지난 6개월간 '소규모 감염→대구·경북 대규모 집단감염→유행 감소세→5월 초 수도권 중심 집단감염 발생→비수도권 유행→수도권과 비수도권 오가는 유행→해외유입 확산'으로 요약된다.2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20일 30대 여성인 첫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뒤 한 달여간 일평균 1~3명 발생했다. 당시만 해도 확진자가 어디서 무엇을 먹고 이동했는지 개인정보와 동선이 낱낱이 공개됐다.5년 전 우리나라에 뼈아픈 교훈을 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을 경험한 만큼 방역당국은 긴장을 하면서 어느 정도 신종 감염병을 통제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2월 18일 대구에서 31번 확진자(61·여)가 등장하기 전까지 상황이다.31번 확진자 이후로 국내에는 1차감염 파도가 몰아쳤다. 2~3명이던 일일 확진자 수가 50명, 100명대로 빠르게 급증하더니 2월29일엔 909명까지 치솟았다.밀집되고 밀폐된 '3밀' 공간에서 신도들이 빽빽이 앉아 기도를 올리는 신천지예수회(이하 신천지) 특유의 예배가 대규모 전파를 일으킨 주범이다. 이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대구는 물론 인근 경북과 청도 소재 의료기관까지 빠르게 퍼졌다. 31번 확진자가 발생한 뒤 한 달여 동안 세 자릿수 확진자가 발생했다. 첫 한 달간 폭풍전야였다면 이후 한 달간은 감염파도가 몰아친 것이다.이후 우리나라는 새로운 세상에 직면했다. 시민들이 보건용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는 도시 봉쇄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졌다. 외출할 때 마스크는 쓰는 것은 일상생활이 됐다.2월 말과 3월 초 두 차례 일일 확진자 수가 800명대를 기록했던 코로나19는 3월 중·하순부터는 100명대로 급감했고, 지난 4월 말에는 10명대로 급감했다. 하지만 5월 초 이태원 클럽에서 20대 남성인 용인 66번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인천, 경기 등으로 감염자가 연이어 발생했다.수도권에서는 △인천 학원강사 △코인노래방 △수도권 개척교회 △양천구 운동시설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 △안양·군포 목회자 모임 △인천 계양구 일가족 △의정부 장암주공아파트 등 다양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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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국내보다 해외가 더 위험하다…다음 유행은 예측조차 어려워국내 코로나19는 해외유입이 첫 번째 감염 사례다. 이후 국내에서 다양한 형태의 확산세를 보인 뒤 7월 들어 해외유입 확진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코로나19 유행이 돌고 돌아 다시 해외유입으로 무게가 실렸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7월 5일~18일 최근 2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27.4명으로 직전 2주간(6월21일~7월4일) 15.8명에 비해 11.6명 늘었다. 이는 코로나19가 아시아와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세를 보이고 있고, 국내로 입국하는 외국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발생 확진자 수는 31명에서 21.4명으로 9.6명 줄었다.해외유입 확진자는 지난 3~4월 미주와 유럽 지역에서 국내로 귀국한 내국인에 의한 확진 사례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중국을 뺀 아시아 국가에서 국내로 입국한 뒤 확진 판정을 받는 외국인 비중이 커졌다. 주간 단위로 집계한 해외유입 확진자 수는 4주차 2명, 9주차는 6명에 그쳤다. 이후 증가세를 보이다가 14주차 327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1주차 44명, 24주차 42명으로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해외유입 확진자 수는 25주차 97명을 시작으로 28주차 157명, 29주차 때는 227명까지 증가해 두 번째 확산세로 진입했다. 이는 이라크와 카자흐스탄 등 중국 외 아시아에서 국내로 귀국한 내·외국인 확진자 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방역당국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끝없이 확장되고 있으며, 앞으로 1년 이상 장기적 유행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확실한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종잡을 수 없는 유행을 겪고,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도 완급 조절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15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국내에 발생한지 반년 정도가 됐다"며 "앞으로 1년 이상 코로나19의 장기적인 유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와 공존하면서 일상생활과 사회·경제적 활동을 하는지가 전 세계적으로 던져진 숙제"라고 덧붙였다.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결국 수도권 감염을 어떻게 억제하느냐에 달렸다"며 "백신 개발 전까지 마스크 착용,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갑갑한 일상생활을 인내하면서 지내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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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4명으로 누적 확진자는 1만3745명이 되었다. 신규 확진자 34명의 신고 지역은 서울 10명, 광주 10명, 경기 4명, 인천 1명, 대전 1명, 제주도 1명 순이고 검역 과정 7명이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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