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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5-25 13:06
역대 최대 이변 예상, US오픈골프대회 20일 앞으로
6월15일부터 21일까지 유니버시티 플레이스 챔버스베이서
25일부터 일반고객 안받아...한국 안병훈 선수 출전 확정돼 오는 6월15일부터 21일까지 워싱턴주 유니버시티 플레이스(UP) 챔버스 베이 골프장에서 열리는 제 115회 US오픈 골프대회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최측이 26일부터 일반 손님을 받지 않고 막바지 공사 작업에 나섰다.
한국 선수 가운데는 탁구스타 ‘안재형-자오지민’ 커플의 아들인 안병훈(24)이 지난 주말 2015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BMW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하면서 전세계 랭킹 54위로 뛰어올라 출전이 확정됐다. 미국 국적 한인 선수인 케빈 나도 출전이 확정된 상태이지만 최경주는 세계 랭킹이 120위대여서 예선전에서 16위 이내에 들 경우 출전이 가능하다.
선수들과 골프전문가들은 UP오픈 가혹한 코스세팅으로 악명이 높은데다 올해 경기가 열리는 챔버스베이 골프장의 경우 선수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페스큐(Fescue) 잔디로 페어웨이가 이뤄져 역대 최대 이변도 벌어질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US오픈서 지옥을 보여주겠다”며 난코스 세팅을 예고한 상태여서 출전이 확정된 선수들이 사전답사를 하며 코스 익히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US오픈이 열리는 코스는 폭이 좁아 개미허리로 불리는 페어웨이와 발목까지 빠지는깊고 질긴 러프, 그리고 유리바닥처럼 단단하고 빠른 그린으로 세팅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골프협회는 원래 어렵게 설계한 코스를 찾아 대회를 앞두고 몇 달동안 공을 들여 더 어렵게 골프 코스를 조성한다.
미국골프협회 철학은 한마디로 골프는 누가 더 많은 버디를 잡아내느냐를 겨루는 게 아니라 어떤 선수가 보기를 덜 하느냐를 경쟁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게 가장 공정한 기량 평가 방식이라는 미국골프협회의 철학이다.
따라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인 US오픈 출전 선수들은 위풍당당한 세계 최정상급 실력자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일쑤다.
US오픈 중계방송은 선수들은 러프와 그린에서 쩔쩔매는 모습만 온종일 보여준다.
두세번 클럽을 휘두르고도 러프에서 빠져 나오지 못해 절망하거나 미들 아이언으로 친 샷이 워낙 딱딱하게 다지고 말려놓은 그린을 튕겨 달아나자 황당해하고 좌절하는 선수들의 표정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그린이 너무 빨라 1m도 안 되는 짧은 퍼트를 앞두고 이리 재고 저리 재다 그만 실패하고넋을 읽는 광경도 자주 연출된다.
지난 2004년 뉴욕주 시네콕 힐스에서 치러진 US오픈이 최악이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경사가 심하고 빨라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그린에 물까지 주지 않아 유리바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빠르고 미끄러웠다. 건조한 바람까지 불어 그린을 바싹 말린 최종 라운드에서 ‘참사’가 벌어졌다.
단 한 명도 언더파 스코어를 내지 못했고 7번홀(파3ㆍ189야드)에서는 선수들이홀아웃을 제대로 하지 못하자 결국 미국골프협회도 대회 도중 그린에 물을 뿌려 빠르기를 떨어뜨리는 비상조치를 취해야만 했다.
선수들이 이곳에서 보기는 물론 더블보기와 트리플보기를 쏟아내는 와중에 물을 뿌리자 세계 정상급 골퍼들이 헤매는 모습을 즐기던 갤러리들이 “그냥 치게 하라”고 소리를 지르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올해 대회가 열리는 챔버스 베이도 예외없이 가혹한 코스 세팅을 예고하고 있다.
US오픈 코스 세팅을 책임진 미국골프협회 마이크 데이비스 전무이사는 최근 “대개 선수들은한번도 돌아보지 않은 코스라도 한두 번 연습 라운드를 하고 캐디가 답사해서 코스 지도를 작성하고 경기에 출전하는 게 관행이지만 올해 US오픈에서는 그렇게 했다가는 큰 코를 다칠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비가 많이 내리는 서부 워싱턴주에서는 골프 대회가 거의 열리지 않기에 선수들에게는 코스뿐 아니라 풍토 자체가 낯설다.
특히 챔버스베이는 미국에서 흔하지 않은 링크스 스타일이면서도 홀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아주 심하다. 또 홀을 공략하는 방법과 경로가 다양해 전략적인 플레이가 요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생소하고 까다로운 골프장을 골라 가혹한 코스 세팅으로 또 한번 선수들을 괴롭히겠으니 알아서 잘 준비하라는 미국골프협회의 협박아닌 협박에 선수들은 벌써부터 겁을 먹었다.
원래 큰 대회 준비에 꼼꼼한 필 미켈슨은 챔버스베이 골프장이 손님을 받지 않기 시작한 25일 이곳에서 연습 라운딩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타이거 우즈도 챔버스베이 사전 답사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고 헨리크 스텐손은 이달 초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월드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 출전했다가 짬을 내 챔버스베이를 둘러봤다. 스텐손은 연습 라운드 대신 걸어서 18홀을 모두 돌면서 코스를 점검했다.
세계 랭킹 2위인 마스터스 챔피언 조던 스피스는 2010년 아마추어 시절에 이곳에서 열린 미국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 때 이미 쓴맛을 본 적이 있다. 미리 10번 정도 연습 라운딩을 하겠다는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2011년 US오픈을제패한 세계 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는 “별말을 다 듣는다”면서 “얼마나 어렵게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회 전에 10번씩 연습 라운드를 하는 선수가 어디 있느냐”고 쏘아붙여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