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수출입업체도 감사절ㆍ연말 장사걱정
시애틀항에선 3일 한진해운 선박 입항 거부키로
한진해운 법정관리의 후폭풍이 미국 소매업체는 물론이고 한인 경제계까지 강타하고 있다.
한진해운이 지난달 31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한진해운 소속 컨테이너 선박들이 시애틀은 물론이고
LA 및 롱비치 항에 들어오지 못해 한국이나 중국에서 한진해운을 통해 물건을 공급받는 한인업체들은 ‘초비상’이
걸렸다.
의류, 원단, 잡화,
가전제품, 식품 등 한국 또는 중국으로부터 수입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한진해운이 회생하지
못하고 청산될 경우 물건 공급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져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 연말 할러데이 시즌
장사까지 망칠 가능성이 높다고 울상을 지으며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전 세계의 한진해운 선박들은
입항이 거부되거나 화주 등의 가압류 우려 때문에 항구에 입항하지 못해 공해에서 떠돌고 있는 상황이다.
LA와 롱비치에서 서쪽으로 20여마일 떨어진 해상에 한진해운
선박 3~4척이 정박해 있는 상황이다. 시애틀항의 경우 3일 한진해운 소속 컨테이너선 한 척이 엘리엣베이로 입항할 예정이지만 현재로선 시애틀항만청이 입항을 거부할 예정이다.
또한 한진해운 선적 화물을 내륙으로 수송하는 미국 철도ㆍ트럭 회사가 운반 주문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한진해운은 해운동맹인 CKYHE로부터 퇴출 통보를 받았다. 이에
따라 선박을 공유하지 못하면서 북미ㆍ유럽 등 주력 항로 서비스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삼성, LG 등 해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대기업들도 한진해운 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상당수 기업들은 한진해운으로부터 “선박에 정박 지시를 내려 입항이 지연되고 있다”는 통보를 받은 뒤 선사 교체 등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세리토스에 본사를 둔 포워딩 업체 ‘제임스 월드와이드’ 이중렬 대표는 “예상했던 것보다 빠른 속도로 한진해운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식품, 의류 등 고객들이 전달받아야 할 컨테이너 20개가
한진해운 선박에 묶여 있는데 지금으로서는 진행 상황을 고객들에게 통보하는 것 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진해운 물량 비중이 높은 LA 다운타운 원단업계는 거의 ‘패닉’ 상태다. ‘브로드웨이
텍스타일’ 유진 김 대표는 “한국에서 원단을 수입하는 업체들의 경우 한진해운 물량이 50%는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에이전트들을 총동원해
한진해운을 대체할 선사를 찾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주의 경우도 한국이나 중국으로 가는 사과 과일 등의 하역이 이뤄지지 않아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이 회사 소속 배를 이용하지 못하면서 현재 중국에서 시애틀 등 미국 서부까지 오는 컨테이너당 가격은1,100달러에서 몇일사이 1,700달러로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