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등 노선 마일리지 제도‘개악’에 소비자들 집단소송 움직임
시애틀 마일리지사용 5,000마일 늘고 적립률은 오히려 낮아져
대한항공이
항공 요금의 최대 20%까지 마일리지로 결제할 수 있는 ‘복합
결제’ 방안을 시범 도입하며 슬그머니 미주와 유럽 노선 티켓 구매에 필요한 마일리지 기준을 최대 87%나 올려 소비자들이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
시민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소비자주권)는 최근 성명을 내고 “대한항공이 지난해 12월 13일
발표한 마일리지 개편안은 소비자는 안중에도 없이 자신들의 이익만 극대화한 개악”이라며 “소비자를 기만하는 항공 마일리지 대책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들은 현재 로펌을 선정해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으며 현재 참여자가4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13일 마일리지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한국 공정위가
요구해 온 항공권 복합 결제(돈과 마일리지를 섞어 항공권을 사는 방식)를
도입한다고 발표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항공권 구매에 필요한 마일리지 기준을 크게 올리고 적립 제도를 대폭 바꿨다. 이 방안은 오는 2021년 4월부터
실시된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매할 때 지금까지는 북미와 유럽, 대양주, 중동, 아프리카를 같은 그룹으로 묶어 이코노미는 편도 티켓에 3만5000마일, 비즈니스는 6만2500마일, 퍼스트클래스는 8만마일을
요구했었다. 또한 이코노미에서 비즈니스로 승급하는데는 4만마일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은 운항 거리에 따라 차등을 두고 필요한 마일리지 포인트를 대폭 올렸다.
시애틀 노선 일반석의
경우 5,000마일이 늘어났으며 애틀랜타를 비롯한 워싱턴DC와
뉴욕 등 미 동부구간의 경우 이코노미는 1만마일 늘어난 4만5,000마일로, 비즈니스는 2만7,500마일이나 늘어난 9만마일로 크게 늘렸다.
이코노미를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기존 4만마일에서 2만2,500마일이 많은 6만2500마일이 필요하게 된다.
반면
대한항공 이용 후 적립해주는 마일리지는 크게 줄어든다. 할인가격에 티켓을 판매하는 전자상거래 사이트나
여행사에서 구매하는 가장 저렴한 이코노미 Q등급은 현재 마일리지 적립률이 70%지만, 2021년 4월부터는 25%로 대폭 낮아진다.
대신
퍼스트클래스 P등급의 200%, 비즈니스석의 100~135% 등 높은 적립률은 그대로 유지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저렴한 항공권에 대해서는 적립률을 낮추지만 나머지 항공권은 현행 적립률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현금-마일리지 복합결제’는 오는 11월
실시되지만 이 역시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항공권을 구입할 때만 복합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티켓을 싼 가격에 판매하는 할인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는
마일리지를 이용해 항공권을 살 수 없다.
소비자주권은 “공정위가 대한항공측에 마일리지 개편안을 재검토하라고 요청했지만 대한항공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마일리지 개편안을 전면 철회하고 항공 마일리지 표준약관 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