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소중한
꿈을 이루자!
<“저는 미혼모의
아들, 기초생활수급자였습니다.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친구들과 다르다는 사실이 늘 저를 괴롭혔습니다. 하지만 대학에서 공부하고 봉사하며 제가 비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많은 분의 도움으로 행복하게 졸업하게 됐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8월 29일 서울대 후기 졸업식에서 졸업생 대표로 단상에 오르는 서울대
경제학부 박성태(25)씨의 연설문 일부다. 박씨는 사회과학대학을 수석(首席)으로 졸업한다.
경북 영주 출신인 박씨는 아버지 없이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사업 때문에 떨어져 사는 줄 알았던 아버지는 다른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박씨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나의
뿌리 찾기’라는 숙제 때문에 주민센터에서 등본을 떼어보고 처음 그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고등학생 때 어머니가 운영하던 숙박업소가 문을 닫아 가정
형편이 더 어려워졌다. 대학 진학 대신 취업도 생각했다. 고등학교 선생님이 장학금을 알아봐 주고 그를 설득해 수시
지역균형 전형으로 2011년 서울대에 입학했다.](8월24일자 조선일보에서 발췌)
많은 사람들이 가정이나 사회환경을 탓하며 소중한 인생을 어리석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부모님으로부터 풍성한 재물을 타고 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환경과 남을 탓하며 소중한 자신의 인생을 허비하고 만다면 그것보다 더 큰 불행은 없을 것입니다.
필자도 유복한 가정에서 모자람이나 부족함이 무엇인지 모르고
자라났지만 대학을 진학할 때 목사가 되겠다고 신학대학에 입학하게 되면서 부모님과 마찰이 생겨 결국은 가정에서 퇴출당하고 말았습니다.
1970년 초반 암울하던
사회에서 혼자 생활과 학비를 충당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되었던 것입니다. 부모님은 불교 신자였기에 아들이 목사가 되는 것을 극구 반대하셨습니다.
그러나 포기하거나 낙심하지 않고 가정교사와 아르바이트 등
할 수 있는 일은 닥치는 대로 다 하면서 끝내는 대학과 대학원 그리고 미국 유학까지 당당하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결국은 목사가 되어 당당하게 하나님을 섬기고 성도들을 섬기며
미련 없이 헌신하고 있습니다.
요즘 미국이나 한국에서 캥거루족이라는 신종어가 나올 만큼
많은 젊은이들이 대학까지 나와서도 스스로 자립하지 못한 채 부모님께 기대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자립을 하지 못하니 결혼도 하지 못하고 결혼을 하지 못하니 자녀들을 생산할 수 없는 악순환을 반복하면서
결국은 엄청난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해 드렸던 박성태군과 같이 비록 미혼모 아들에 기초수급자였지만 좌절하지 않고 목적을 향해 끈질기게
버티어 내면 누구든지 환경을 탓하지 않는 훌륭한 인물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멀쩡하게 건강한 몸을 가지고도 자립하려는 의지와 노력 없이 홈리스로 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는 젊은이들을
바라보면서 이 같은 멋진 청년들은 참으로 아름다운 귀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박성태 군의 놀라운 숨은 고백 하나를 더 들어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오늘의 내가 있게 되었습니다”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는 혼자서 그렇게 위대한 역사를 이루어 놓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을 독려하고 도와주고 젊은
세대들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우리 모두가 윈윈하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하겠습니다.
박성태군은 삼성전자에 취업을 보장받았는데 장래 꿈은 자기와 같이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복지재단을 세우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꿈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이렇듯 있는 자들은 없는 자들은 돕고, 없는 자들은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서로가 돕고 협력하는 그런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하겠습니다.
이 세상에는 영원한 가난뱅이도 없고 영원한 부자도 없습니다. 서양 격언에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Where there is will where there is road)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야무진 꿈을 안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반드시 목적하는 길이 보일 것입니다.
비록 타국 이민생활에서 시시때때로 지치고 절망하지만 끝내 일어서서 승리하고 성공하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결실하는 복된 가을의 문턱에서 새롭고 신선한 꿈을 펼쳐보시길
축원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