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흙이 훤히 드러난 스노퀄미 스키장의 모습>
작년 10월~금년 1월 스노퀄미 패스에 고작 74인치 내려
서북미 지역에 따뜻한 겨울날씨가 이어지면서 스키업계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이들은 올해 적설량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시애틀 인근의 대표적 스키장인 스노퀄미 패스에는 지난 1976 10월~77년 5월 총 191인치의
눈이 내렸다. 당시 스노퀄미 패스의 리조트 스키장이었던 ‘하이약’은 이 시즌에 단 하루 밖에 영업하지 못해 파산보호 신청까지 냈었다.
올해 적설량은 1976년 수준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
쳐진다. 지난해 10월부터1월말까지 스노퀄미 패스엔 고작 74인치의 눈이 내렸다.
오는 5월까지 최소 117인치의 눈이 내리지
않으면 적설량 관측이 시작된 후 66년 만에 최악의 적설량을 기록하게 된다.
스노퀄미 패스뿐만 아니라 스티븐스 패스 적셜양도 예년보다 47% 정도
적으며 파라다이스 43%, 마운트 베이커 27%, 화이트
패스 8% 등도 예년에 비해 적설량이 크게 모자라는 수준이다.
미국인으로 처음 에버레스트를 정복한 짐 휘태커(86)는 “시애틀에서 태어나 생애 대부분을 이 곳에서살았지만 올해처럼 눈이 내리지 않는 것은 처음”이라며 “스키장에 바위와 잡초들이 나와 있는 등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이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국립 기상청(NWS)은 남은 겨울 동안 스키장 상황이 개선 될 정도의 많은 눈이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보했다.
스티븐스 패스 스키장의 줄리안 트레이시 영업 매니저는 지난 6일 400여명이 찾아왔다며 “일반적으로 금요일에는 1500~2000명이 스키장에 몰리지만 따뜻한 날씨 속에 눈 대신 비를 맞고 스키를 타게 돼 발길을 돌리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일부 스키장은 시즌 패스를 구입한 고객들에게 환불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노퀄미 스키장은 올 시즌 동안 100일 이상 오픈하지 못할 경우 시즌패스를 구입한 고객들에게
내년 시즌 패스를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실시 중이다. 올해 80일간
문을 열 경우 고객들에게 내년 시즌 패스를 20% 할인해 준다는 뜻이다.
눈이 부족한 일반 스키장에서 활강을 즐기지 못하는 스키어들은 웨나치 인근 윈스롭의 멧하우 트레일에서 크로스 컨트리
스키를 타기 위해 몰려가고 있다.
이 지역에는 다른 곳보다 비교적 눈이 많이 내렸고 기온도 영하에 머물면서 깨끗한 눈에 120마일 길이의 트레일에 깔려 있다.